▲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을 무엇보다도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그의 수많은 작품들 중 '올드보이'라는 영화를 꼽고 싶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와 말 한마디가 어떻게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는 박찬욱 특유의 자극적인 시퀀스와 미장센이 영화 내내 가득 차 있어 소름이 쫙 끼치기도 한다. 그리고 복수가 낳은 복수가 어떤 것인지 관객에게 매우 잘 전달해준다. 마치 내가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 대수는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그는 술에 취해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감금방에 갇히게 되고, 제한된 공간에서 군만두만을 먹으며 살아간다. 그렇게 대수는 자신을 납치한 사람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살아가다, 감금 15년을 맞이하는 해에 탈출을 감행하지만 어이없게도 15년 전 납치됐던 바로 그 장소로 풀려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여차여차 자신을 납치한 이들과 얽히다, 자신이 납치된 이유가 어렸을 때 누설하였던 비밀 때문에 사람이 자살을 한 것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혀를 뽑으며 그 일을 반성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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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영화를 감상하였을 때에는 내용도 어렵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 단순히 ‘잔인하고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B급 영화 일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두 번, 세 번 거듭하여 볼수록 참된 의미를 알게 되었고, 박찬욱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잘 알게 되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내가 언제 뭐라고 내뱉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가볍고 시시한 말 따위가 다른 사람의 삶을, 그리고 내 삶까지 송두리째 파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인 것 같다. 옛날 속담 중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의 뜻은 사람을 대하는 대인관계에서 말은 매우 중요하는 뜻인데,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우리는 다른 상대에게 말을 내뱉을 때 엄격한 잣대를 주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뱉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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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속 내용처럼 폭력을 폭력으로 갚는 것은 매우 잔혹한 일이다. 폭력으로써 복수를 하고 그 복수를 통해서 구원을 받으려고 하는 행위는 막상 그 순간에는 구원을 받듯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적이겠지만, 그것이 반복된다면, 나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또한 폭력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사람은 말하기 전 신중해야 하기도 하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또한 무슨 곤경에 처했는지 절대로 알 수 없다. 또한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예수의 말처럼 아무리 미운 사람이 있더라도 그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용서하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상대방을 향한 진정하고 아름다운 복수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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