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의 인연은 60억 분의 1의 기적

▲ 교보 문고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나의 초등학교 도서관에는 왠지 모르게 일본 소설이 많았는데, 나는 그것들을 장르 구분 없이 막 읽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표지가 예쁘다는 이유로 덥석 들어 읽었던 이 책이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해피 버스데이는 아오키 가즈오 작가의 책으로 실제 그가 문학부 심리학과를 졸업해서 그런지, 섬세하고 애절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책이다. 또한 초판 발행 후 지금까지 30만 부가 판매되는 등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으며,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100만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도 하였다.

책 속 주인공인 아스카는 11살의 나이에 어린 소녀이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오빠만 편애하는 등 그녀에게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스카는 11번째 생일 때 그녀의 엄마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듣게 되고 그 충격으로 실어증을 앓게 된다. 그로 인해 요양차 방문했던 외조부모님의 댁에서 엄마도 자신과 같은 처지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엄마의 진심 어린 사랑을 이해하고 서로 화해한 뒤, 가족과 함께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12살 생일을 맞게 된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존재이지만, 때로는 제일 먼 존재 일 수도 있다. 또한 자식이 부모님께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평생을 후회하듯, 부모도 자식에게 해주지 못해 평생을 후회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곧바로 부모로서의 자질과 자식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사람은 없다.

▲ 네이버 지식백과

사람을 이해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슬픔과 아픔을 품어 주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사람은 자기 입장에서만 상황을 생각한다면 결코 상대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상대를 믿고, 만약 상대가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것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용서해야 참모습을 볼 수 있다.

책은 우리에게 앞서 말한 이 두 가지 메시지도 던져주지만 가장 중요히 다루며 강력히 던져 주는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소중히 여겨라’라는 메시지이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욱 소중한 존재는 없다. 상대방이 나에게 안 좋은 말로 나를 깎아내린다 하더라도 나는 나이고, 하늘에 계신 '신'조차도 나를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작가가 이 책의 제목을 ‘해피버스 데이’라고 지은 이유는 앞서 말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아라는 의미에서 지었는지 모른다. 또한 자식이 부모를 만날 때 일어나는 기적을 흔히 60억 분의 1의 기적이라고 다들 말한다. 책의 소제목처럼 말이다. 그만큼 우리는 소중하고 또한 기적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방황하며, 자기 자신을 소중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책을 읽으며 그들도 아스카처럼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