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를 보면서 과연 '산다는 건'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도 진짜 나 자신이 아닌 내가 만들어낸 가상 속 허구의 인물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 '나나미'는 매일매일을 '플래닛'이라는 SNS 속에서 살아간다. 그녀에게 진짜 '나나미'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SNS를 통해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할 때도 그녀는 거짓말을 통해 자신을 숨기게 되고, 심지어 결혼식 하객들까지도 심부름센터를 통해 고용하며 결혼식에서 가짜 하객들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거짓말은 곧 들통나게 되어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모든 거짓말을 남자친구에게 들키게 되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되며,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게 된다.

영화는 이때까지 밝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잘 표현하였던 '이와이 슌지'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 대신 우울하다면 우울하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나나미'의 성장을 그려낸다. 현대 시대에서 SNS가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더 솔직히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우리는 SNS라는 작은 틀 안에서 소통하고 또한 익명의 힘을 빌려 얻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거짓말하며 살아간다. 자신들의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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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쫓으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세상은 행복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공간이다. 살다 보면 얻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못한다 해도 우리에게 행복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해도 또한 남들보다 못 산다고 해도, 거짓말로 진짜 나 자신을 없애는 행위가 더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것이다.

또한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립반윙클'로 설정한 것에서부터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 제목인 '립반윙클의 신부'에서 '립반윙클'은 실제 미국의 작가 W. 어빙의 소설에서 뉴욕주 허드슨강 근처 마을에서 사는 게으름뱅이로 그려지며, 이상한 모습의 낯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술을 훔쳐 마시고 취하여 잠들었다가, 20년 후에 깨어나게 된다. 그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다 곧 아내가 죽고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딸의 가족과 함께 살면서 마을의 장로이자 '독립전쟁 전'의 산 역사로서 존경을 받게 된다는 인물로 그려진다. 즉 감독은 우리에게 당신은 립반윙클처럼 살고 있지 않는가?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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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현대 시대의 '립반윙클'들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항상 쉽고 재미있는 것만 원하며, 자신이 마주친 일에는 게으르고 무모한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침대에 누워 자고 일어나도 내가 현재의 삶을 열심히 살지 않는다면 세상은 절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고, 나에게 적대감을 보인다면 밀쳐내는 경우도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말이다.

'나'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잡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나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세상에 도전하였던 것처럼 항상 부딪히고 때로는 다친다 하여도, 세상을 향해 도전한다면 도전의 끝에서는 웃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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