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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은. 죽음을 맞이한 너의 빈자리. 항상 따뜻함과 비례하는 너의 몸이 없다. 항상 죽음을 궁금해하던 네가 정말 죽어버렸다.

이 집도 나에게는 너무나 넓은 집을 정리해야 한다. 눈물이 났지만, 더 흘릴 눈물도 없는 듯하다. 네가 보고 싶다, 우리가 사랑하면서 살아온 추억들이 누적된 이 집을 도저히 보낼 수 없어서 이사를 미루고 미뤘다. 이제는 정말 홀로서기를 해야 할 시간이 온 듯하다. 전화기에서는 부동산 아저씨의 독촉 전화가 울렸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너의 물건이 더럽혀지는 것이 싫어서.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의 손길이 닿으면, 나는 다시 만질 수 없을 것 같다. 너처럼 반듯한 이름이 새겨진 상자에 차곡차곡 짐을 담는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는데, 너는 환생을 얘기하고는 했다.

‘내가 남자고 네가 여자로 태어나면 우리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나는 너의 환생을 기다리려 한다. 생생히 떠오르는 우리의 추억을 다시 상자 안으로 넣었다. 땀인지 눈물일지 모르는 것들이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신경 쓰지 않는 척 외면하며 더욱 몸을 빨리한다.

툭 떨어진 사진들, 너와 내가 웃고 있다. 처음 이사해 지쳐있는 너. 짜장면을 우걱우걱 먹고 있는 나. 침대 매트리스가 너무 푹신하다면서 올라간 너. 우리의 첫 공간이 마련된 순간의 기억. 웃음이 가득한 사진들. 왜곡됐을지 모르는 사진들. 하지만 나는 왜곡 된 우리의 추억을 사랑한다. 마치 네가 옆에 있는 것처럼 나는 사진을 보면서 깔깔 웃었다.

청소를 마쳤다. 먼지투성이가 된 나는 너의 웃음과도 같은 해를 보았다.

우리의 추억은 상자 안으로 들어갔다. 텅 비어버린 우리의 공간을 보며, 나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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