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기행문

나에게 경주는 아름답고 신비한 것이 가득한 곳이다. 항상 늘 갈 때마다 기대되고 궁금한 곳이다. 첫 번째 경주여행은 가을에 가서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경주였다면 두 번째 경주여행은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아 조금은 쌀쌀한 경주였다. 하지만 날씨가 무슨 문제일까? 재밌게 놀다 가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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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로 경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고 차를 타고 경주에 갔다. 대충 일정을 짜고 가 어디 갈지는 차를 타면서 결정했다. 먼저 불국사에 가기로 했다. 중 고등학생 때 교과서에서만 불국사의 모습을 봤었기 때문에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다. 불국사는 아무래도 절이라서 그런지 산으로 꽤 들어가야 나오는 곳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꽤 걸어가야 나왔다. 불국사를 딱 도착하자마자 입이 벌어졌다. 아주 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클 진 몰랐기 때문이다. 많은 부처들과 그 부처를 모신 절들이 엄청 많았다. 웅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화려한 색감들이 눈에 들어왔다. 책에서만 보던 석과탑과 다보탑을 실제로 볼 수 있었고 불국사만큼 그 탑들이 컸다. 얼마나 그 자리에 오래 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래 잘 보존되어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큰 불국사를 구경하고 내려오는데 심어져 있는 나무와 꽃들이 참 예뻐 보였다. 날씨가 많이 풀리지 않아 봄처럼 예쁜 꽃들을 많이 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에 지나가다 가끔씩 한 송이씩 혼자 피어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예뻐 보였다. 나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나무도 불국사만큼이나 오래 서있진 않았을까 하고 괜시리 만져보게 되었다.

‘내가 이래서 경주를 온다니까’ 하는 마음으로 차를 탔고 우리는 ‘주렁주렁’ 이라는 동물원에 가게 되었다. ‘왜 갑자기 동물원?’ 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는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달동네’를 가려고 했지만 표를 몇 분 전에 인터넷으로 끊어서 그런지 1시간을 기다려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한 시간이 붕떠서 그랬을까? 한 시간 동안 뭐할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추억의 달동네 표를 끊을 때 주렁주렁 동물원 표가 나와 있었는데 추억의 달동네를 가려고 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여기 동물원 있네’ 하고 넘겼지만 한 시간이라는 시간에 우리는 추억의 달동네를 아쉬운 마음으로 포기하고 주렁주렁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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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에 도착해 차를 세웠는데 첫 번째 여행에서 경주월드 갈 때 멀리서 본 황룡사 9층 목탑을 가까이 서 보게 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황룡사 9층 목탑의 터이고 내가 본 것은 복원한 것이지만 아주 크고 멎졌다. 불국사처럼 웅장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아름답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디서 들었는데 내가 본 현재 복원되어 있는 황룡사 9층 석탑은 신라의 진짜 황룡사 9층 석탑의 9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러면 신라의 진짜 황룡사 9층 석탑은 얼마나 클까? 그것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려시대 때 몽골의 침입 때 불에 소실 돼어서 지금은 터만 남았다고 하는데 그때는 정말 몽골이 싫었다. 남의 나라 문화유산을 왜 불에 태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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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황룡사 9층 목탑을 뒤로하고 주렁주렁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뭔가 어린 아이들이 많이 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괜히 우리가 들어가서 민망하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왕 경주 온 거 한번 가보기로 했다. 주렁주렁을 들어가기 전에 직원분이 ‘주렁주렁 숲 탐험 기록지’ 라는 것을 준다, 이 종이는 다른 동물원과 다르게 동물을 보고 설명을 듣고 그 동물과 함께 했다는 인증마크인 도장을 찍는 종이를 준다. 지금에 대서야 그 도장을 다시 보면 그 동물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미어캣, 서벌캣, 사막여우, 앵무새,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역사적인 도시 경주에서 색다른 동물들까지 볼 수 있게 되어 뭔가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주렁주렁은 동물들에게 간식도 줄 수 있었다. 보기만 하는 동물들이 아닌 같이 간식도 주고 직원 분들의 자세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서 아주 기억에 남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어느새 배가 슬 고파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경주에 가면 꼭 들리는 식당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곳을 꼭 추천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쓴다. ‘도솔마을’ 이라는 밥집이다. 그 밥집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맛있다. 식당에 들어가게 되면 옛날 의 식당 모습 같다. 분위기, 인테리어가 사극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막’ 같은 모습이다. 앉아서 밥을 먹는 곳이라 그런지 바닥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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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식당에서는 물이 나오지만 그곳에서는 따뜻한 숭늉이 나온다. 그 숭늉으로 속을 달래고 한상차림이 크게 나오는데 반찬은 매일매일 달라진다고 한다. 나는 그곳에서 두 개의 음식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다른 음식들도 아주 맛있다. 한상차림을 시키게 되면 여러 가지 반찬, 음식들이 나오는데 ‘꽁치 김치찌개’와 ‘누룽지 탕수육’은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꽁치 김치찌개’는 잘 익은 묵은지와 꽁치가 함께 하고 있어 너무나도 맛있다. 누룽지 탕수육은 보통의 탕수육은 고기와 탕수육 소스가 함께 하지만 누룽지 탕수육은 누룽지와 탕수육이 함께 해 더욱 고소하고 맛있다. 누룽지의 고소함과 탕수육 소스의 새콤달콤함이 아주 잘 조화를 이룬다.

밥도 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그런지 어느새 어눅 어눅 해가 지고 있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해가 빨리 졌고 밤이 되어서 달을 보아 그런지 우리에게 떠오르는 첫째 날의 마지막 여행지가 있었다. 바로 ‘안압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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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는 다른 부속건물들과 함께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면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안압지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신라 경순왕이 견훤의 침입을 받는 뒤 931년 고려 태조 왕건을 초청하여 위급한 상황을 호소하며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라고 한다. ‘잔치’와 ‘연회’에 관련된 장소라서 그런지 색감도 아주 화려하고 예뻤다. 사람들이 낮보다 밤에 많이 오는 이유는 설치된 조명 때문에 건물들이 빛이 나면서 흘러가는 강물에 건물들이 비치는데 그것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안압지는 꼭 날씨 좋은 날 밤에 와야 한다, 날씨 좋은 날에는 강물이 많이 흔들리지 않아 거울 같이 건물들이 강에 비치기 때문이다.

안압지를 구경하고 나오면서 휴대폰의 배터리가 없어서 한 건물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안압지에 대한 동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안압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곳이었다. 동영상에서는 낮의 모습인 안압지가 나오고 있었다. 첫 번쨰 여행에서도 두 번째 여행에서도 밤에 안압지를 와서 그런지 낮의 안압지 모습은 새롭고 깔끔한 건물의 색감을 볼 수 있었다. 조명 때문에 화려한 줄로만 알았던 안압지의 모습이 낮에는 깔끔하고 웅장했다. 밤에 잠깐 안압지의 모습을 보고 가지 말고 그곳에 들어가 낮의 안압지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낮에 안압지를 구경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주의 두 번째 여행의 첫 번째 날은 정말 알차게 보냈다. 힘들 수도 있는 일정 이였지만 눈이 즐거웠고 아주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억에도 많이 남을 여행이었다. 외국도 물론 즐거운 여행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외국만큼이나 아름답고 예쁜 곳이 아주 많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주가 특히 그런 도시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도 아주 가치가 깊은 도시이고 그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국내여행으로 어디갈지 고민된다면 나는 ‘경주’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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