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드라마 연출이 되고 싶다면

2017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10편에 해당하는 웹드라마를 만들었다. 영상에 대해 무지했던 시절 열정과 도전정신만으로 만든 영상들을 지금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패기가 넘쳤다. 누구보다도 열정만은 지지 않던 내가 요즘에는 열정적이지 못했다. 영상에 대한 회의와 무기력함에 빠졌다. 그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지난 2월 대구 콘텐츠 코리아 랩에서 실행하는 ‘웹드라마 제작’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프로그램을 맡은 강사님은 와이낫 미디어에서 제작한 웹드라마 ‘오피스워치’의 연출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강사님께 부탁해 메일로 간단히 인터뷰하게 되었다.

 

▲ 출처 - 와이낫미디어 로고 와이낫미디어 홈페이지

 

1. 많은 영상 분야 중에서 주로 웹드라마를 만드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 예로부터 이야기의 힘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마케팅, 홍보, 게임 등 현시대의 미디어로 소비되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이야기를 품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야기를 본질로 삼는 콘텐츠는 다양한 타 분야의 콘텐츠로 생산 분야를 넓힐 가능성이 크고, 더구나 웹에서 이를 구현할 경우 방영되는 매체의 한계가 없기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시청자에게 접근할 수 있어 파급력을 크게 지닐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웹드라마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 와이낫미디어 제공

와이낫 미디어에서 근무 하시는 분들이다.

평균 나이가 26세로 20대를 위한 콘텐츠를 20대가 만드는 뉴미디어기업이다.

2, 연출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 연출은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이들을 리드하면서도 가장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

줘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출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일하는 모든 스텝과 출연진, 관련자들이 해야 할 고민을 항상 앞서서 고려해야 하고, 어떠한 질문과 의문, 난관을 마주쳤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방향성을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포지션입니다. 모든 분야에 똑같이 마음을 쏟고 싶은데, 연출도 사람이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한계점에 부딪히거나 혹은 어느 한쪽에게 양해를 구하고 양보를 권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많은 것을 결정하는 역할이 저의 역할인데, 제가 내리는 결정으로 누군가는 수고를 더 해야 하거나 마음이 상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요. 이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할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3. 저는 친구들과 웹드라마를 하면서 영상을 접했고, 영화나 홍보영상을 만들면서 줄거리가 있는 드라마나 영화 쪽의 영상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웹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저도 그 방송국보다는 웹콘텐츠 제작 쪽으로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획과 연출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현장으로 바로 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대학원이나, 공부를 더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 저는 영상에 관한 지식이 전무할 때 우연히 얻은 기회로 학부생 때부터 프로덕션에 입사해서 실무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에 전문성을 좀 더 탑재하기 위해서 대학원을 진학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왕도라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꼭 영상 분야가 아니더라도 전문성과 기술이 필요한 직종들은 많은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 기본 역량을 키우는 데에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나 연출이 꼭 촬영이나 편집 능력 등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이 작업하는 스텝들과 팀을 꾸려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든 스텝들이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쌓아나가야 하는 지식이겠죠. 학문에 좀 더 정진하는 것도 물론 추천해 드립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하게 되는 깊은 고민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향후의 나의 성장 가능성을 미리 품는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며 연구하고 지식을 쌓으면 콘텐츠들을 보면서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점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보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기획과 연출을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겠죠. 물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실무 능력 이 갖춰졌을 때 그 가능성이 현실로 터져 나오게 될 것입니다.

 

4. 일하시면서 현장에서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있을까요?

- 현장은 연출자의 의사 표현 방식에 의해 분위기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 제작 현장은 현장 안에 있는 모두가 상당한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동시에 소비해야 하는 곳입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촬영만 열심히 하더라도 저절로 힘이 드는 일인데, 마음까지 불편하다면 개인이 가진 역량을 다 쏟아내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누군가 실수를 하거나 불편한 일이 있더라도 항상 서로 배려하고 이왕이면 웃으면서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입니다.

 

5. 영상을 들면서 밤도 많이 새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건강이 많이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강사님은 어떻게 체력관리나, 자기 관리를 하시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 사실 제작 기간이 시작되면 제작이 끝날 때까지 따로 관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직업 특성상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장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못다 한 일들도 처리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편입니다. 창작을 하는 일은 대부분 시간을 투자할수록 결과물이 좋아지는 것이 공통적이기 때문에, 주변에 글을 쓰거나 디자인이나 음악을 하시는 분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요. 창작업 종사자에게 체력은 항상 갖춰야 하고 소비해야 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연출을 꿈꾼다면 건강관리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보다, 촬영이나 편집 습작 작업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체력관리도 꿈을 위한 준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6. 저는 시간에 쫓길 때가 많은데, 강사님께서는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장기적인 목표에 따른 큰 스케줄과 단기적인 스케줄을 모두 세우고 움직이는 편입니다. 한 해의 상반기-하반기 단위로 먼저 스케줄을 나누고 그 안에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월별 스케줄, 그다음으로 한 주의 스케줄과 매일의 스케줄을 세우고 움직이는 편입니다. 매일의 스케줄이 자잘한 사유들로 변동될 수 있더라도, 이것이 큰 단위의 스케줄을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항상 조율해서 장기적으로 세웠던 목표들이 결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입니다. 또한 해야 할 일들의 중요도를 파악해서, 더 중요한 것을 항상 먼저 처리합니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영상시장이 TV 방송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방송국이나 외주업체가 아닌 뉴미디어 회사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개성이 넘치는 영상, 나만의 색이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스토리가 있는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더 좋았다. 단지 내가 과거의 나처럼 불도저처럼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이 많아져서이다. 스스로 자신이 없을뿐더러 잦은 밤샘과 휴식을 없앰으로 몸과 마음은 여유를 잃어갔다. 부족함만 보이니 ‘더 공부가 필요하면서 어떻게든 제작을 병행해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하는 것은 불안함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시간관리나 체력관리에 대해 많이 물어보았던 것 같다. 지금 나는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 강사님의 인터뷰를 계속 읽어 보면서 이성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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