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였다. 엄청난 불법 자금과 최순실을 둘러싼 많은 범죄가 공개되면서 많은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수많은 일을 저질렀어도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를 외치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그러면서 다시 떠오른 인물 그녀의 아버지인 박정희다. 많은 사람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전폭 지지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되었을 때 많은 국민이 우는 모습이 TV로 나온 것도 많이 봤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 역시 박정희 대통령에 관해 이야기하시는 말씀은 우리의 경제 대통령, 우리나라가 이렇게 클 수 있음에 가장 큰 공을 세운 대통령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박정희가 세워서 실행했다는 경제개발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대한민국이 그 당시 잘살고 있던 북한을 따라 공산화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을 잘살 수 있도록 계획하고 지시한 것이라는 수업 내용을 들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을 아는 사람은 몇몇 없다. 왜 아직도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선 아직도 박정희의 그늘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전통은 과거의 수많은 상호 모순적이며 근대의 기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이야기 중에서 권력자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발췌, 가공하여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합법적으로 강요된다, 러일전쟁 당시의 폭탄을 자신의 몸에 맨 뒤 적의 탱크로 돌진하는 병사, 전투기를 하와이 공군기지로 직접 몰고 가 자살을 통한 타격을 주는 병사, 천황의 뜻이라며 자신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바쳤던 병사, 이 얼마나 무식하고도 멍청한 행동인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충성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러한 배경은 일본 전통의 ‘기사도’를 응용한 ‘무사도’에 조건 없는 긍정성을 부여함으로써 군사주의적 전통 만들기의 성공적인 모습의 결과이다. 또 한국의 식민지화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본은 보물 고적 명승천연기념물 보존령을 통하여 조선 문화 보존 및 발전, 전통의 근대적 연구와 계승을 위한 도움으로 가장하려는 움직임이었다. 한국 역시 보수적인 교과서들이 조선 시대에 접어들어 노비의 경제적인 위치가 향상되었다고 주장하며 신분상승의 가능성을 부각하지만 실제로는 노비를 체벌하다가 죽여 버려도 양반에게 가해지는 별다른 벌은 없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기술되어있지 않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기 위해 가공되었기 때문이다. 박정희 역시 명분 없는 군사반란을 민족중흥을 위한 의거로 둔갑시키려면 민족 영웅인 독립투사에 대한 보훈부터 시각화시켜야 했다. 그래서 1962년 친일파였던 박정희는 독립 운동가들에게 서훈을 주며 국보와 문화재 지정의 세부적 사업에 들어간다. 위로는 전심전력으로 국가를 만들고 아래로는 나약한 민중의 구제 자를 이용하여 파시스트 국가의 모범적 인간형인 이순신을 이용해 자신을 합리화시켰다. 이러한 교육들은 성인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그 당시 중, 고등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다녀와야 하는 수학여행 장소가 이순신의 성지였던 점도 이를 대변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유형문화재 제4호인 낙성대, 몽골군대와 싸우다 죽은 삼별초의 마지막 싸움터로 알려진 북제주군 애월읍에 세워진 ‘항몽순의비’ 역시 중국과 소련을 연상시키는 거란족과 몽골족을 ‘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국가를 위한 절대적 헌신을 했던 병사들, 무장한 세력들에 대한 강력한 카리스마와 숭고한 희생정신들을 통해 정권 정통성의 조작 및 선양, 정권의 민족적 성격의 부각, 정권의 군사주의적이며 유사 전통주의적 인간관의 주입, 정권 이미지의 대외적 개선을 통한 권력유지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 당시의 언로에 대한 뉴스와 신문에서는 군인들의 희생정신과 국가수호, ‘적’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정의로운 모습이 많이 방영되었다. 그리고 정권 초기에 저곡가 정책, 1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국민의 불만을 다른 관심사로 돌려야만 했다. 그래서 정부는 김대중 납치사건, 문인 지식인 간첩단 등 이승만이 만들어낸 반공주의와 ‘적’에 대한 적대심과 북한과 일본과의 외교적 위험성을 이용하였다. 이렇게 수많은 일과 전통을 이용한 문화정치에 관해서 다룬 책도 있다.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책이다. 왜 이순신 장군 상과 세종대왕상이 서울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지, 세계인들이 자주 찾는 민속촌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지,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불법적인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저항심이 생기지 않았는지에 대해 적혀있다.

▲ [출처 : 연합뉴스]


 소통 이론에서 배운 상징적 상호작용 주의가 떠오른다. 순한 강아지는 자신의 옆에 개조심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다. 주변 사람들은 그 강아지를 조심하기 위해 피하기 시작했고 순했던 강아지는 점차 사나운 강아지로 변해가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행위를 긍정적으로 인정해 준다고 느끼며, 다른 사람들이 좋게 생각해 주고 그 결과 자기 자신을 긍정하며 그 행위에 대해 정당하게 생각한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사람으로 자리매김하였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은 정말 ‘나’로부터 온 지식일까 아니면 그 모습이 정답이라고 외치며 쿠데타에 대해 정의롭고 옳은 행동이라고 끊임없이 정당하게 생각한 문화정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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