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만들어진 틀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

미국은 한국을 관상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뻗어 특정한 모양을 만들게끔 잘 키운 하나의 나무로 보았다. 미군정이 한국을 만드는 방식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언론의 자유를 절대 보장하겠다, 연합군에게 불리한 것 이외에는 제출이나 검열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 등을 보장하면서 출판법, 예비검속법, 치안유지법, 관찰 보호령 등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거기서 문제는 반항 행위와 공공의 안녕에 위반됨을 판단하고 적용할 당사자가 점령군이라는 사실이였다. 그 말인 즉슨 그들이 우리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는 것이였다. 당시 정치적 목적과 필요에 따라 사전검열 제도등이 시행되었으며 그들이 만든 울타리에 얌전히 있을 경우엔 외교부와 문교부로부터의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 출처: 오마이뉴스 

당시 미군정은 군정장관 장군의 명령하에 우익청년단체였던 조선민족청년단이 지도자 양성학교를 설립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면서 준군대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정부는 의도와 음모론을 이용해 사실을 조작하여 선동하고 대중들은 이에 너무나도 쉽게 동조되게끔 만들었다. 아무런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러 프로젝트를 이용해서 미군정을 등에 업고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반공정서를 심고자 했다.

그에 따라 사용된 것들로는 언론정책 7개형 즉 그들이 정한 여러 규칙에 위반 될 경우 발행물을 폐간시키는 것이 있었으며 반공 이데올로기 주입의 목표를 추진시키기 위함이였다. 다른말로 하면 작은 섬에 사람들을 가둬놓고 시키는대로 혹은 하고자 하는대로 따라오지 않으면 바로 내다버린셈이다.

▲ 출처: 오마이뉴스

미군정의 연장선에는 공보처와 문교부가 있었다. 공보처는 법령의 공포, 언론,영화, 출판, 방송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구 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호의적 태도, 그들이 물러난 뒤에도 호의적 태도를 갖게끔 하는 것 등의 의도가 숨겨진 조직이였다. 문교부 또한 미군정 연장선의 하나로써 반공과 친미를 강조하며 미국 교육과 개신교를 그대로 가지고와서 적용시켰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구축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계적으로 보면 교과서-영화-잡지의 순서로도 살펴 볼 수 있다. 반공교육의 중심에는 문교부 장관 “이선근”이 있다. 그의 지휘아래 학교에선 한 시간 이상의 반공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했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 등을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 진주만 사건 이후로 대립구조에 있자, 반일 정서 또한 교육에 담았다. 이는 명백하게 한국의 뒷 배경엔 미국이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반공교육교재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엔 미국이 한국을 구해주었다, 북한과 일본은 둘다 나쁜 집단이다,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위대한 반공지도자이다 등의 것이 실렸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과 배척을 적극적으로 유도했고 거의 주입시키다시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정부가 손을 뻗은 곳은 영화와 잡지이다. 영화의 상영부분을 통제하고 금지령을 내리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통제 해왔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영화가 미국산이였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을 너무 부정적이거나 선정적인 이미지로 보여지는 것들은 자체 검열 당했다. 나중에는 이선근이 중심이 된 문교부가 영화검열과 출판에 대해 손을 뻗는 것이 가능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잡지의 다른 요소인 인터뷰에서도 반공사상 프로젝트를 엿볼수 있다. 종종 미국에 대한 인상,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에 대한 감상문이 아니라 미국이 이렇게 건재해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얼른 그 뒤를 쫓아가야 하지 않겠냐는 식의 국가 재건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우리의 뼛속까지 들어가 사상을 바꾸고 우리정체성을 주입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 모습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반공정서는 우리들에게 그대로 남아있고 정부에서 조차 분명한 근거없이 저놈이 하는 짓을 보니 딱 빨갱이다 라는 낙인을 찍기 쉽상이고 그에 너무나도 쉽게 선동된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으로써 미국의 거대한 그림 속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 안착할 게 아니라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 그 이전에 어떤 배경에서 우리나라를 이야기 할 때 미국을 빼놓을 수 없는지를 고찰하고 그들로부터 작용받는 압력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영화는 그 시대상을 담고있고 제작자의 의도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깨우치게 하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이다. 이를 차단했다는 것 또한 문화적 정치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론 잡지이다. 전쟁 이후 정보에 목말랐던 사람들을 위한 대안 중 하나였던 잡지 또한 미군정의 의도아래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로 화보가 있는데 사진을 통해 정서를 지배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는 미국을 그대로 배우고 흡수하고 따라하기까지의 정서적 일체화 작업에 일조하게 만들었다. 이미지가 가진 힘은 강력하다. 제작자의 의도가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에 관람자의 정신을 지배할 수 밖에 없다. 화보를 통해 미국은 잘 사는 나라, 우리가 동경해야 할 나라, 모방해야 할 적합한 나라로 인식하게 된다. 단순히 정신의 일부분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이 만든 거대한 시스템 안에 한 부품으로서 작용하여 사람들을 통제하고 정작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통제당하는지도 모르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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