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직업을 가진 선배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나는 희망 직업이 없었다. 주변에서는 하나 둘 자신이 걸어갈 길을 찾았고, 그 것이 부모님의 권유나 현실과의 타협점이었을지라도 부럽기만 했다. 막연한 마음에 일기장을 꺼내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가 읽어보면 ‘모르겠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등 온통 모르는 것뿐이었다. 학교로 이동하는 지하철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누군가 노래하는 영상을 봤고, 버스로 갈아타러 가는 동안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 때 알았다. 좋아하는 일은 있었는데, 스스로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음을.

▲ 출처 : SBS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긴 통학시간동안 노래를 듣지 않을 수 없기에 예전보다 더 자주 들었고, 가끔은 노래를 오래 들을 수 있는 환경이 행복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교실에서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던 적이 있을 만큼 존재감이 없는 학생이었지만, 중학교 때는 기타를 메고 학교를 다니며 축제와 팝송대회에 참가했고, 고등학교 때 축제 오디션에서 발탁되어 무대에 오르게 되었고, 역시 팝송대회에도 참가했었다. 하지만 음악이란 분야는 뛰어난 사람들이 넘쳐나고, 경쟁력이 높다. 고작 서너 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 스스로를 낮추며 부끄러워했다. 이 과제를 받고 골머리를 앓고, 한 바탕 눈물을 흘린 후에야 ‘시작도 전에 나 자신에 대한 평가를 끝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음악 관련 일을 하고 계신 분에 대한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방학 때 취미로 다녔던 보컬학원 하나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 출처 : 멜론

하나 선생님과의 레슨은 짧게 한 달 동안 4번 진행했지만, 그 때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나 레슨 방식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 레슨이라고 말씀 드렸을 때 아쉬워하며 내가 어디선가 음악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선생님이 기억에 남아 연락드렸다. 몇 년 전이었지만, 나를 기억해주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질문은 크게 5가지로 진행되었다.

 

Q. 하고 계신 일은 어떤 일인가요?

A.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컬 트레이너와 밴드 모노플로(MONOFLO) 보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어렸을 때부터 표현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게 음악이 된 것은 제가 음악을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어릴 적 찬송가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스스로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음악을 하고 있더라고요.

 

Q. 이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몇 점이신가요?

A. 저는 엄청나게 만족합니다. 10점 만점에 10점!

 

Q. 이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하루에 노래를 연습하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6시간 이상은 되었습니다. 보컬리스트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음악공부도 꾸준히 해왔고 현재도 노력 중입니다. 저희는 멈추면 안 되거든요..!

 

Q. 저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A. 우선은 악기를 배워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음악과 관련된 일이 굉장히 광범위하잖아요.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악기를 배워 한 음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의도된 건지 파악해본다면 경선씨가 음악에 어느 부분이 좋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막연했던 생각이 좁혀지실 것 같아요.

 

당연하겠지만 인터뷰를 하기 전보다, 진행한 후에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사용되는 범위는 굉장히 넓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내가 음악을 좋아한다면 TV에서 보듯이 가수가 되어야 하나? 작사 작곡가가 되어야 하나? 라는 좁은 생각 때문에 더 어려워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음악에 관한 구체적인 진로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두루뭉술하게라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느끼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왔고, 지금부터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이 정도에 오기까지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한 과제라고 생각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흐려서 보이지 않던 앞이 조금은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진로를 정하기 어려울 때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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