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달라 남달라, 알렉스 카츠展

 현재 대구 시립미술관에서는 알렉스 카츠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알렉스 카츠는 가장 미국적인 화가로 알려진 예술가이다. 뉴욕을 대표하는 현대회화 작가로, 그의 개성 있는 작품들은 작가의 예술 세계를 알려주는 듯 했다.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이 크다. 92세인 지금까지 그림을 매일 4시간씩 그릴 정도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인터뷰에서도 이번에 열린 전시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로, 알렉스 카츠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총 110여 점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작가의 완성 작품은 물론, 드로잉한 그림도 볼 수 있다. 전시는 작가가 직접 고른 인물초상화, 풍경화와 색다른 모습의 컷아웃 조각, 드로잉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츠의 작품은 ‘눈길을 사로잡는다’라는 말이 적합하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원색과 인물의 조화는 완벽했고, 그림 위로 느껴지는 붓 터치가 작품의 ‘카츠다움’을 부각시켰다. 카츠는 원색을 활용한 인물 초상화 그림을 주로 그렸는데, 그는 주변 인물들을 담았다. 그는 직접 본 사람만을 그림으로 그렸기 때문에 작품 속 그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어떤 사람인지 그려질 정도로 카츠는 그 인물의 특징을 잘 녹여냈다. 그는 인물초상화를 단순하고 뚜렷하게 표현했다. 표현하고 싶은 부분만을 과감히 잘라내 선명한 색으로 드러나게 했다. 그 중 전시회의 처음부터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바로 <레드 스마일(Red Smile), 1963> 이었다.

▲ ⓒ이다혜, <Red Smile, 1963, Alex Katz>

 강렬한 레드와 파란 머리띠, 인물의 눈과 입 꼬리까지 군더더기 없는 그림으로 기억된다. <레드 스마일>은 그의 아내인 에이다(Ada)를 그린 것이다. 카츠는 본 작품이 자신의 스타일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했다. 그가 “내 작품의 온전한 이해를 위해 꼭 전시돼야 한다.”라고 당부해 휘트니 미술관에서 대여해온 작품이다. 그의 아내는 레드 스마일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그의 작품을 말하려면 그의 뮤즈인 에이다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만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아내 덕분에 자신의 고유한 예술 세계를 확립했다고 말한다. 아내 에이다를 그린 작품만 300점 이상이라고 한다. 본 전시에서도 처음과 중간, 끝에 빠짐없이 그의 아내가 등장한다. 모든 작품에서 다 에이다로,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 만큼 각자 달랐다. 작품마다 그 자체의 매력이 달랐기 때문에, 익숙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주는 영감이 하나를 다양한 관점으로 보게 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카츠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영상 또한 볼 수 있었다. 전시에서 본<January 3, 1993>을 그리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도려낸 듯한 나무와 나무 사이에 그려진 인물 초상화가 독특해서 눈여겨봤던 작품이다. 그는 미리 그린 드로잉 스케치를 토대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섬세하면서도 거침없는 붓 터치가 역시나 ‘카츠다움’의 완성이었다. 특히 인물의 눈을 그리는 때가 인상적이었는데, 그의 손이 지나간 곳과 지나가지 않은 곳이 합해지니 어느 곳을 바라보는 인물이 완성되었다. 작품의 채색 후를 보고 채색 전을 보는 것도 작품을 색다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 ⓒ이다혜, <Janurary 3, 1993, Alex Katz>
▲ ⓒ이다혜, <Janurary 3, 1993, Alex Katz>

 

▲ ⓒ이다혜

 이 외에도 그의 풍경화와 더 많은 인물화, 댄서의 모습들, 원색과 인물의 조화가 환상적인 작품들, 소장욕구를 일깨우는 컷아웃 작품들까지 알렉스 카츠展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규모 전시회인 만큼 다양한 작품을 통한 감상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기회다. 제대로 된 눈 호강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 ⓒ이다혜

▶ 대구미술관 : http://artmuseum.daegu.go.kr/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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