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연 <오사카성>

 

'빠듯한 일정, 기억에 남는 게 많았던 둘째 날’

 

일상을 떠나 일본을 온 지 이틀째 아침 일찍부터 오사카성을 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행을 준비했을 때 기상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한 게 무색할 만큼 날씨는 좋았다. 기분 좋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오사카성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좀 걸어야 했지만 그 주변 풍경들이 너무 좋아서 보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오사카성은 층마다 박물관으로 구성되어있고 제일위 전망대에서는 오사카 시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딱 하나의 나무에 벚꽃이 피기 시작한 게 보였는데 벚꽃이 피면 정말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다 한다.

 

▲ ⓒ전재연 <우메다 공중공원>

 

다음으로 간 주택 박물관은 생각보다 크진 않았다. 500엔에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마음에 드는 기모노를 고르면 30분 동안 입고 박물관 안을 체험할 수 있다. 영화 세트장같이 꾸며진 박물관은 사진으로 남기기 좋았던 곳이었다.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다 보면 30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일본의 주택들이 잘 재현되어 있어서 누군가 묻는다면 한 번쯤 가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 ⓒ전재연 <주택박물관>


야경을 보기 위해 햅 파이브로 가는 길 카페거리인 나가 자키초에 들렀다. 잠깐 커피나 한잔하지는 마음에 갔던 카페거리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골목골목 사이의 예쁜 카페는 물론이고 소품 숍과 액세서리 숍들은 우리를 해가 질 때까지 잡아두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았던 곳들이 많았는데 그중 한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오사카 시내 야경을 보기 위해 햅 파이브로 이동했다. 빨간 관람차가 유명한 햅 파이브는 쇼핑몰이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서 보통 여행을 갈 때 주유패스를 사 가는데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면 관람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람차에 타자마자 음악을 틀고 오사카 시내의 야경을 감상했다. 둘째 날이 오사카에서의 일정 중 가장 빠듯했는데 야경을 보고 있으니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갔다.

 

 

▲ ⓒ전재연 <덴노지 동물원>

 

‘새로운 생각이 많아진 셋째 날’

 

유난히 푸르던 하늘이 기억에 남았던 셋째 날, 난바 지역에 있는 덴노지 동물원과 우메다 공중정원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는 일정이었다. 언제 갔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랜만에 가본 동물원은 새로운 생각을 해보게 했다. 덴노지 동물원은 약 300종의 1,5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신기했다. 하지만 동물들의 모습들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특히 북극곰을 보러 갔을 때 제일 크게 느꼈던 것이 사람들이 동물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점이었다. 좁은 곳에 홀로 가두어져 놀고 있는 북극곰의 모습에서 동물원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다

 

▲ ⓒ전재연 <우메다 공중정원>

 

둘째 날도 야경을 봤지만 제대로 야경을 본 곳은 우메다 공중정원이다.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이곳은 오사카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건물이라고 불리는데 고층의 두 건물이 나란히 있고 사이에 다리가 있다. 건물의 제일 고층으로 올라가면 우메다 공중정원이 있다. 야경 명소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해 가지는 모습과 야경은 멋있었다. 아마 다음번에 야경을 보러 온다면 다시 여기로 오지 않을까 생각들 정도로 살면서 봤던 야경 중 제일 기억에 남지 않았나 싶었다.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과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아무 생각 없이 벗어나는 기분이었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