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 행복의 기준을 알게 되다

 20살 겨울, 오사카를 처음 방문했다. 그때는 길도 많이 잃어서 헤맸다. 정말 좋았지만 힘든 기억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오사카를 가게 되었다. 1년 휴학 후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였고 대학교 친구들과 개강 전 어떤 재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볼까 하다가 우리들의 여행지는 '일본'으로 정해졌다. 사실 나는 한번 갔던 곳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안 가봤던 곳을 가고 싶었다. 더 새롭고 재미있지 않을까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비행기를 처음 탄 순간부터 이 여행은 행복한 것이었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은 채 일본 간사이공항에 도착했다.

▲ ⓒ전수빈(실제 촬영) - 쿠로몬 시장 거리

 간사이 공항은 내 3년 전 기억 그대로였다. 한참 귀가 멍멍해서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우리는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여 숙소를 먼저 갔다. 숙소 가는 길에 정말 예쁜 건물들을 봤고 그 건물들을 따라 걷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날이었다. 날씨도 완벽했고 모든 것이 좋았다. 배가 고픈 우리는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쿠로몬 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장 골목골목을 다니며 구경했다. 정말 처음 보는 먹을 거리들이 한가득 있었다. 쿠로몬 시장이 유명하다고 했지만 그냥 별 기대 안하고 갔었는데 생각보다 시장 냄새도 좋았고 맛있어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보다 좋은 기억들을 채우고 돌아왔다.

▲ ⓒ전수빈(실제 촬영) - 오므라이스 맛집 간판
▲ ⓒ전수빈(실제 촬영) - 오므라이스

 그리고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는 오므라이스 가게를 갔다. 정말 맛있었다. 생각보다 부드러웠고 자극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친절했다. 이 가게의 트레이드마크인 주인장도 계산대에 앉아있었다. 꽤 유명한 주인장이라고 들었다. 우리는 '고치소사마데시타!(잘 먹었습니다!)'를 외치고 나왔다. 다음에 또 올 수 있기를.

 

 숙소를 가는 길에 도톤보리에 들려 옷, 화장품, 악세사리 가게 등을 구경했다. 하나하나 다 사고 싶었다. '오사카'하면 '도톤보리'는 필수 코스였다. 내가 3년 전에 왔던 오사카 '도톤보리'가 분명 볼거리들, 먹을거리들은 당시와 똑같았는데 왜 다르게 느껴졌을까. 단지 날씨가 좋아서였을까. 그렇게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숙소로 돌아갔다. 첫날이라 일정을 힘들게 잡진 않았는데 이런 여유로움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거라 힐링이 되었다. 

▲ ⓒ전수빈(실제 촬영) - 편의점 음식 사진

 숙소를 가기 전 우리는 일명 '편의점 털이'를 했다. 다양한 라면들을 샀고 각종 먹을 것들을 잔뜩 샀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맥주! 일본 여행을 오면 항상 숙소에 맥주를 사들고 오는 것이 나름 여행 필수코스였다. 꼭 그래야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밤새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래를 들으며 떠들다가 우리의 첫날은 그렇게 갔다. 앞으로 4일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즐기고 행복할 생각에 잠이 안 왔다. 어떻게 하면 예쁘고 많은 추억들을 쌓을 수 있을까를 친구들과 고민하다 겨우 잠든 것 같다. 그냥 그 순간을 즐기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행 첫 날부터 느껴서 다행이다. 매일 매일 한 순간 순간들을 소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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