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여름, 나는 가장 철없던 시절에 친해진 친구들과 점심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말했던 여행을 드디어 떠났다. 중학교 때는 20살이 되면 다 면허를 따고 차를 렌트해서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20살이 된 지금 우리는 각자의 현생에 치여 면허를 따지 못한 친구들도 있고 면허를 딴지 1년도 안된 친구들이 렌트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바다가 있는 부산으로 우리의 첫 여행을 떠났다.

우정하

부산에 도착한 우리는 가장 먼저 바다를 보러 해운대로 떠났다. 다들 바다를 좋아해서 그런지 우리는 바다가 보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발을 담그며 시간을 보냈다. 각자 대학교에 입학해서 신입생으로 한 학기를 보낸 우리는 물장난을 치면서 그동안 쌓아두었던 스트레스도 풀었고 소리도 지르며 각자의 바다를 즐겼다. 날씨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우리들이었다.

우정하

그렇게 우리는 해운대에서 밥을 먹고 해가 질 때쯤 광안리로 갔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밤바다는 광안리지.” 이 말과 함께 우리는 무작정 광안리로 갔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생각했다. 역시 밤바다는 광안리라고. 매일 바뀌는 광안대교의 불빛은 그날따라 더 아름다웠다. 우리는 쓸데없는 소비임을 알지만 그냥 예뻐서 산 LED 풍선을 사서 우리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으며 부산에서의 첫날을 보냈다.

우정하

둘째 날에 우리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힐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다에서 정신없이 논 우리는 사치를 부려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부산 신세계백화점 안에 있는 스파랜드로 갔다. 비싼 돈 주고 간 고급 진 찜질방에 가서 우리는 족욕도 하고 다양한 테마의 찜질존에서 땀도 빼며 진짜 말 그대로 힐링했다. 식혜도 먹고 계란도 먹고 팥빙수도 먹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우리는 마지막 날의 부산을 그렇게 힐링으로 마무리했다.

우정하

부산에서 막 어딜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엄청 계획해서 가지도 않았지만 물 흐르듯이 그냥 편안히 스트레스를 풀고 못 나눴던 얘기들도 나누고 가장 편한 사람들과 가장 편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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