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나는 서울 일산 MBC 드림센터 에서 TV 프로그램인 ‘복면가왕’ 방청을 하게 되었다. ‘경상북도 1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교육생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11월 이런 엄청난 프로그램 공고가 떠서 평일이었지만 당일 수업 교수님들께 장문의 이메일로 양해를 구해가며 바로 신청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다양한 공연을 즐겼던 나로써 음악 프로그램 중 손에 꼽히는 ‘복면가왕’ 방청은 손꼽아 기다리기에 충분했다.

방청당일 새벽같이 일어나 집합장소에 도착했고 같이 가게 된 친구와 함께 서울 행 버스에 올랐다. 장장 4시간 소리도 없이 잠을 잤다.

▲ 이태욱

오랜 시간 이동 뒤 드디어 서울 일산 MBC 드림 센터에 도착을 해서 방청객 동의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동의서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스튜디오 및 모든 부분 촬영 및 녹취 불가, 촬영 내용 스포일러 불가, 녹화 중 스마트 기기 및 통신기기 사용 불가, 기본적인 에티켓 및 규칙 등등. 이었다. 경호팀 직원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꼼꼼히 읽고 사인을 하니 휴대폰 카메라 부분에 귀여운 곰돌이 스티커를 붙여 주셨다. 촬영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동의서를 작성하고 아카데미 교육생 분들과 함께 ‘복면가왕’ 음악 감독님을 만나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복면가왕의 모든 음악 편곡을 책임지시는만큼 멋진 감독님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정 반대였다. 피곤한 듯 퀭하신 얼굴로 웃음을 지으시며 나타나신 감독님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방송사에 음악 감독님도 '바쁜 일상 속에 생활하는 한 명의 사회인과 같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일주일에 몇 곡 정도 편곡하세요?’라는 질문에 ‘일주일이라기보다는 3일에 20곡 정도 편곡한다.’라는 말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하루에 4시간 정도 자면 많이 잔 것이며 보통 쉬는 시간에 쪽잠을 잔다.' 라고 하신 말씀에 더더욱 놀라웠다. 마치 과제 폭탄을 받은 흔한 대학생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그 작업량은 확실히 프로여야 가능한 일이었고 결과 또한 모두가 인정하는 멋진 음악으로 찾아온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쪽잠을 자면서도 즐기며 프로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얼굴은 퀭해 보였지만 그분의 대답을 들으면서 그 얼굴은 프로의 자신감 있는 멋진 얼굴로 보였다. 그렇게 질의응답시간을 가지고 드디어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스튜디오는 컸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 방청객은 약 100명 남짓이었다. 자리를 배정받았고 복면 가수를 투표할 수 있는 리모컨을 나누어 주는데 이것은 모두에게 돌아가진 않았다. 운이 좋아서 리모컨을 받게 되어 투표를 할 수 있었다. TV에서만 보던 복면가왕 무대와 밴드 연주자분들 그리고 수많은 카메라와 오디오 시스템, 모니터, 스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니 심장이 절로 뛰었다. 근데 복면가왕 방청의 한 가지 크나큰 단점은 녹화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까지 한다는 것이다. 2회분을 한 번에 녹화하기에 그렇다. 오후 2시 시작 전 스텝 한 분이 올라오셔서 관객들이 해줘야 할 호응과 타이밍에 대해서 미리 설명해주시며 드디어 본 녹화가 시작되었다. 무대 한가운데서 슬레이트 치는 소리와 함께 복면가왕 시작을 알리는 TV에서 영상과 함께 들려오던 음악이 흘러나왔고 뒤이어 메인 MC이신 김성주 아나운서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렇게 1차전, 2차전 그리고 가왕전까지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라이브를 통해 역시 "가수는 가수" 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1차전에서 보이지 않았던 숨은 실력이 2차전에서 폭발하는 부분이 소름이었다. 그리고 가수 투표 또한 한치의 조작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흔히 예능을 보시는 분들은 '투표 부분에서 조작이 이루어 질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데 적어도 복면가왕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한 명이라도 투표를 잘못했을 경우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녹화를 지연하면서 진행하기에 조작이 일어날 수 없다. 그리고 철통 보안 부분이다. 곳곳에 있는 경호팀 분들이 방청객을 일일이 살펴보며 휴대폰을 보는 듯한 행동만 해도 가까이 다가와 확인을 한다. 식사시간에는 스튜디오 안이나 밖에서 도시락을 받아먹는데 이 또한 경호원분들이 지켜보고 계신다. 밥을 먹으면서 체할 것 같긴 하지만 방청객으로써 충분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 이태욱

그렇게 장장 11시간의 방청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선 학우분들께 방송 프로그램 방청을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학교에서 배웠거나 들었던 그리고 TV에서 보던 실제 현장이 눈앞에 펼쳐지며 확실히 메인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은 더욱 인상 깊다. 방송에서의 모든 분야에서 종사하는 분들을 한곳에 모아둔 느낌이었으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던 이런 현장 체험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느꼈다. 더욱 나의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동기 부여도 되며 물론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곧 있으면 겨울방학이 다가오며 1학년 학우들에겐 첫 번째 겨울방학이다. 집에서 쉬는 것도 좋으며 친구와 노는 것 물론 소중하다 하지만 쉬어도 어떻게 쉴 것인지, 놀아도 어떻게 놀 것인지, 외부 활동이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든지 충분히 계획 있고 비전 있는 시간을 보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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