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t Jones's Diar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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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가오면 그냥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냥 바람이 차가워지면 생각나는, 한 번은 봐야 하는 연례행사 같은,’브리짓 존스의 일기‘ 이 영화가 나에게는 그렇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다양한 성격을 마주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이거나, 밝거나, 소심하거나, 어떤 성격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영화를 보면서 만나게 되는 주인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브리짓을 보며 웃음을 짓게 되고, 그녀가 겪는 창피한 일에 내 얼굴이 붉어지고, 그녀의 감정에 몰입하는 이유는 나는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당당함이 부럽고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였다면 피했을 법한 야한 옷을 입고, 속옷 차림에 가디건 하나를 걸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달려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상상 속으로는 할 수 있지만 속옷만 입고 나갈 수 없는 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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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경계할 새도 없이, 내가 인지할 수도 없이 순간적으로 찾아온다. 흔히 우리의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에서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할 때도, 예를 들면 키가 크고, 잘생겼거나, 혹은 패션 센스가 좋거나, 혹은 그냥 성격을 본다는 다양한 대답들, 하지만 누군가에게 반하게 되면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상상도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해 혼란스러워진다. 과연 저 사람의 외면을 좋아하는 것인지, 혹은 내면을 좋아하는 것인지,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나의 상상 속에 꾸며진 상대를 좋아하는 것인지.

누군가가 눈에 서서히 들어오는 나를 마주했을 때, 한 박자 쉬며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는 상상 속의 상대인지, 진짜 상대의 본래 모습을 좋아하는 나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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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ike you very much, just as you are.”

“다른 누군가가 되어서 사랑받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미움받는 것이 낫다”

-커트 코베인-

 

온전한 나의 모습을 아는 나 자신이, 그리고 상대의 온전한 모습을 마주 보는 내가, 그리고 나의 온전한 모습을 바라보아주는 상대,

이것이 좋은 관계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생각해보자 상대에 대해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한 상대의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 정말 그 상대의 진짜 모습을 하나도 알지 못하는 나를 마주 볼 수 있다.

솔직함이 무기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척들과, 다양한 성격들이 섞이는 삶에서 나는 솔직함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솔직함을 가지고 사랑과 인생의 해피엔딩을 맞이한 주인공처럼 솔직한 사람이 되겠다는,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겠다는 약속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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