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에 묻힌 한국인들

▲ 야스쿠니 신사 출처: 오마이뉴스

 일본 최대의 야스쿠니 신사에 한국인 2만 1181명이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합사되어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천황 중심의 국가신도를 상징하는 신사로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함께 보관되어 있는 말 그대로 일본의 전쟁 정당화 신사이다. 우리가 그들과 함께 묻혀있다는 것은 한국전쟁의 강제징용 피해자로써 어이가 없고 굴욕적인 행위인 것이다.

▲ 이우왕자 출처:아시아 경제

 더욱이나 합사된 한국인 중에는 조선 황실의 의친왕의 아들 이우왕자가 포함되어 있어 더 충격적이다. 이우왕자는 일제가 조선을 침략한 후 일본의 포로로 살아왔다. 그는 일제 명령으로 정보참모로 일하며 고급정보를 독립군에게 넘기는 후원자 역할을 해오며 독립에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히로시마로 발령받은 후 원자폭탄에 의해 희생되었다.

 그의 유해는 조선으로 돌아와 경기도 남양주 운현궁 가족묘지에 묻혀 졌다. 하지만, 문제는 그를 일본이 신사에 합사시켰다는 점이다. 합사는 영혼을 지상에서 떠나지 않도록 신사에 앉혀 기존의 영혼과 함께 모시는 것을 의미한다. 합사 과정에서 유족들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뒤늦게 사실을 안 유족들이 항의를 하였으나, 하지만, 그들이 죽을 때 일본인의 자격으로 죽었으니 신사에 묻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일본 황실을 대우를 해주겠다고 하였음에도 이우왕자는 일반 군인의 신분으로 합사되어있다.

 한국인 2만 1181명이 합사되어 있지만, 야스쿠니 신사는 유가족들에게 그들의 죽음을 알리지도 합사 동의여부를 말하지도 않았다. 또한, 강제징용으로 끌려왔기에 이우왕자처럼 특별한 신분이 아닌 이상 그들의 유해조차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유가족 27명은 2013년 10월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정부를 상대로 도쿄지법에 신사에서 이름을 빼달라는 소송을 냈다. 소송은 내년 3월 1심 선고가 날 것이다. 하지만, 2007년 유사소송 당시 패소가 확정되었기에 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관심이다.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였다는 아픈 과거에는 분개하지만, 대다수가 야스쿠니 신사에 한국인들이 합사되어 있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여행 중 신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관광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정말 통탄한 일이다. 이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아픈 역사이며 바로 잡아야하는 진실이다. 내년 3월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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