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현

10월 28일 오후 3시 대구 중앙로의 한 중고서점 안은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점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다운(가명) 씨는 “예전에는 서점이란 책을 구매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헌 책을 팔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곳이다."며, “특히 카페나 음식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점심시간 동안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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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고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진열·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서와 음악, 쇼핑, 음식료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책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자료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고, 서점 역시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독서문화 확산과 책 구매율 증진 등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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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의 전공서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커뮤니케이션 조사 방법론(2학년 전공필수) 등 전공선택까지 총 40개의 교재가 필요하다. 비싼 전공서적들을 매 학기 초기에 사려고 하니 금전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

이 서점을 이용하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생 박 모 씨는 “주교재는 정가가 비싼 책들이 많은데 작은 중고책방의 책을 사면 중간중간 낙서가 있거나 찢어진 경우가 많지만, 대형 중고책방들은 거의 새 책이나 다름없는 것만 파는 데다 가격도 정가제여서 운이 좋으면 절반값에 깨끗한 책을 구할 수 있어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이 서점 관계자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편리한 검색 시스템, 현금으로 중고책을 구입해주는 정책을 도입해 성공시켰다"라고 설명했다. 고객은 책을 구매할 뿐 아니라 직접 소장한 책을 판매할 수도 있다. 책 구매·판매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

 

중고책을 판매하는 입장에선 높은 가격도 이점이다. 기존 중고책방은 헌책을 폐지 값 정도로만 구입해 주는 반면, 알라딘 중고서점은 책 상태가 깨끗하면 절반 가까운 값으로도 재구입한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음반과 에코백, 중고 태블릿PC 등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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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중고서점들은 책을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수험생도 장시간 앉아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구 중앙로점은 서점 안 곳곳에 손님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를 마련했다. 예전에는 서점 안 계단이나 바닥 곳곳에 주저앉아 책을 읽는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요즘은 넓은 책상에 앉아 편하게 개인 공부도 할 수 있다. 노트북과 책을 펼쳐놓고 보던 손님들은 2~3시간 후 자리를 비우지만 오후가 되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서점을 떠나지 않는 독서객을 보는 건 이 곳에서는 흔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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