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나는 2010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경기를 보고 승리했을 때의 희열감과 패배했을 때의 진한 아쉬움을 느끼는 단순한 감정으로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박지성의 풍차 돌리기 세레머니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축구와 관련된 진로 고민을 하던 중 풋볼 리스트에서 출간한 ‘축구직업설명서’라는 책을 구매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책 이름 그대로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18명의 이야기와 직업을 설명하는 책이다. 나는 그 중 풋볼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고,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적합한 직업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고 난 후 꿈을 실현하기 위해 먼저 어떤 것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SNS에서 내가 사는 안동에서 주말마다 경북권역 고등축구리그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정을 수시로 확인하며 경기를 몇 차례 보다 보니 텔레비전에서 보던 축구와는 다른 직관의 맛을 알게 되어, 경기가 진행되는 안동 강변 구장에 꾸준히 출석했다. 경기장에 갈 때 항상 중학교 시절 부모님께 선물 받은 작은 디카를 챙겨가곤 했다. 경기를 보면서 호기심에 사진을 찍게 되었고, 이 사진들을 선수들에게 어떻게 공유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리그 이름을 본떠서 ‘경북대구리그’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사진, 영상, 경기일정을 공유하게 되었다. 사진을 공유하고 듣는 선수들의 감사 인사와 칭찬에 보람을 느꼈고, 안동 강변 구장 특유의 인공 잔디 냄새와 사진 촬영과 편집에 재미를 느껴 풋볼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에 흥미를 더 느끼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의 서울 이랜드 FC 창단 당시에 열렸던 팬 포럼과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진로프로그램 ‘Dream KFA’에 지원하여 합격하는 등 축구와 관련된 여러 값진 경험을 하였다. 이렇게 내 고등학교 3년은 축구와 사진으로 가득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 풋볼 포토그래퍼가 되기 위해 안동에서 대구를 오가며 사진학원에 다녔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그만두게 되었고,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여 적성에 맞는 학과를 알아보다가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알게 되었다. 대구대학교에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대구대학교에 축구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대구대학교 축구부 웹매거진 DUF MEDIA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DUF MEDIA의 콘텐츠를 보면서 그 당시 대학축구 콘텐츠 중 DUF MEDIA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곳은 없다고 생각했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DUF MEDIA에서 활동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대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에 진학하게 되었다.

▲ ⓒ유지은

 2017년 3월 DUF MEDIA 3기 모집 시기에 지원하여 합격했고,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사진 찍던 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DUF MEDIA 활동을 하면서는 사진과 더불어 대구대학교 축구부와 U리그 홈경기 홍보를 하기 위해 국내/해외 구단들의 래퍼런스를 참고하여 홍보 이미지 제작, 훈련 영상 스케치, 선수단 대회 출사표, 광고 패러디, 대회 엔딩클립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 제작을 하며 실력을 나날이 늘려갔다. 올해 3월에는 DUF MEDIA 자문위원들의 회의를 통해 3대 편집장에 임명하게 되어 지금까지도 열심히 4기 팀원들과 함께 DUF MEDIA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꿈이 수차례 바뀌었다. 현재 나는 SPOTV 뉴미디어 팀 직원과 구단 홍보 담당자를 꿈꾸고 있다.

 ‘축구직업설명서’는 축구 종사자들의 이야기와 직업을 설명하는 단순한 책이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이 없었더라면 나는 풋볼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을 몰랐을 것이고, 이 직업을 알게 되고 난 후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 부딪히는 패기와 열정을 통해 얻은 수많은 소중한 경험들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축구인을 꿈꾸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나는 DUF MEDIA 활동뿐만 아니라 대학 무대를 넘어선 더 큰 무대에서 나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더 많은 것들에 도전하고 배울 것이며,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축구인이 될 수 있도록 지금처럼 ‘항상 그래 왔듯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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