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우리나라 3대 유배지

▲ 출처: 포항 MBC뉴스 캡처본

우리나라 3대 유배지 중 하나인 포항 장기 유배지는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선비 100명가량이 유배를 다녀간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포항시는 2012년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풍토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장기 유배문화 체험존의 건립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설립 초반부터 입지 선정의 문제와, 토지 보상금의 문제로 무려 4년 동안 난항을 겪어 지난 7월 6년에 걸쳐 완공을 하였다. 하지만, 완공을 하였음에도 정식적인 개장을 미루고 있다.

▲ 출처: 포항 MBC뉴스 캡처본

38억 원의 세금으로 지어진 장기 유배 체험존의 모습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설립 초 추진위원회는 유배지의 주거모습과, 유배의 고충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급조한 사극 세트장 같은 모습과, 유배지와 전혀 맞지 않는 민속놀이 체험이 장을 이루며 계획과는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또한, 당시 유배 생활의 모습과, 그들이 유배를 오게 된 이유, 유배 생활 중 이야기를 쓴 저서 등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아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배지의 입지 또한 부적절하다는 평가이다. 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는 바다와 가까운 장기초등학교의 옆자리로 이곳과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6년 이라는 시간동안 이곳의 중요성을 알릴만한 자료도 부족할뿐더러 급조한 티가 나는 체험존의 모습은 38억 원을 들인 결과라고 보기 힘들 것이다.

 

추진위원회 금낙두 부위원장은 설립 당시 “장기가 포항의 동남쪽에 있어 소외되어 왔으나 이번 장기유배체험존 건립으로 장기읍성과, 양포항등이 관광테마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아 개방조차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였다.

포항시는 2018년 10월 25일 포항 남-북구청의 2019년 주요업무보고회에서 장기 유배지 체험 존을 오어사 둘레길 과 연계한 관광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포항시가 해야 할 일은 유배지의 정확한 내용 전달과, 당시 유배지의 모습을 비슷하게 재연시키는 일이어야 한다. 지금으로썬 다른 관광지와 연계시킨다고 하더라도 큰 매력이 없어 국민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없을 것이다.

 

3대 유배지라는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38억 원을 투자했음에도 결과는 초라하다. 추진위원회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포항시의 테마체험존 조성 결과는 참담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관리되는 만큼 38억 원이 어떻게 쓰인 것인지,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떤지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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