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겪을 수도 있는 여성차별들을 담은 페미니즘 소설이다. 최대한 여성들의 감정 이입을 위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설정해 놓았는데, 주인공의 성인 김은 한국에서 제일 많이 쓰는 성씨, 이름인 지영은 1980년대 여아의 이름으로 많이 쓰인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 네이버 책

이 설정은 문학적 가치가 있고 주인공인 김지영이 많은 여성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는 은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숨은 설정으로 여성들의 공감을 유도하였고, 김지영이 겪는 비극이 많은 여성들의 비극이라는 작품의 메시지 전달에도 큰 역할을 했다. 여성이 겪는 아픔과 그 보편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떠나서 주인공의 이름을 김지영으로 설정한 문학적 기교는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확실히 성공한 전략이다.

페미니스트들의 주요 목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작품 하나로 사회에 알렸다. 82년생 김지영은 사회 전반에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였고 2018년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널리 알림으로써 사회 전체가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이것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바라 마지않는 결과였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작가는 책 속에 담긴 여성차별에 대한 내용들이 지나치게 극단적이지 않고 현재 일상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주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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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예시 중 김지영의 위로는 언니가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다. 그녀가 태어나고 1년 후 원래대로라면 태어났어야 했을 김지영의 여동생은 여자아이라서 낙태당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나의 어머니의 이야기였다. 나의 어머니가 태어나기 전, 딸아이를 가지셨지만 아들을 바랐던 외할머니께서 낙태를 하였다고 했다. 그 후로 아들과 딸, 쌍둥이를 가지셨는데 아들부터 먼저 꺼내야 한다던 외할머니의 말씀이 있었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할 적이면 아버지-아들-할머니 순으로 밥을 퍼주는 것은 당연했고 여자라는 이유로 할아버지, 아버지와는 겸상을 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가족 내에서는 정말 사랑받고 지내는 여자 박서현이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어가는 도중 내 주위에서도 사소하게 일어난 일들이 많았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친구의 일이었다. 학과 사람들과 술을 먹고 잠결에 눈을 떠보니 알게 모르게 성추행을 당한 것이었다. 사과를 받고자 바로 일어나 상대를 깨웠더니 일어나지 않았고 다음 날엔 상대방은 기억도 못 하여 끝내 사과도 받지 못했다.

결국 친구는 혼자만의 외로움에 빠졌었는지 정신 차리고 보니 울고 있었고 손목의 아픔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 당시 친구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던 나이 어린 시절이 아직까지도 후회가 된다.

한 사람한테 데였던 그 기억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당사자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아 보였다.

그 이후에 그 오빠는 친구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지만 이미 굳건히 닫힌 마음으로 받아주지 않았더니 상대방에 대한 안 좋게만 말을 하고 다녔다. 자신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여성에 대한 수치심이 담긴 발언들, 그리고 이상한 소문들을 퍼트렸다.

 

이 책에 담겨있던 예시처럼 짝사랑해서 쫓아다니는, 남의 연애에 대한 학과 사람들의 이상한 인식, 모임 자리에서 여자에 대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들이 나에게도 존재했다. 이렇게 나의 주변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해도 잘 되었고 그런 이해들이 여성에 한에서만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아울러 '대중적으로' 흥행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문학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성서 취급받지만 페미니즘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런 소설도 아니었다. 김지영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힘이 없으며, 독자들 개개인이 페미니스트냐 아니냐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리는 프로파간다에 가깝다. 이 책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겪을 수도 있는 남성차별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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