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부한 그 '아프리카' 이 '아프리카' 맞아?

▲ ⓒ 게티이미지 코리아

‘빈곤’. 누군가에겐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먼 세상의 이야기로만 들릴 수도 있는 단어이다. 우리는 빈곤을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 바로 후원단체의 모금홍보 영상이다. 다들 한 번쯤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후원단체 모금 광고를 본 적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후원 영상들은 그들의 빈곤한 삶을 중심으로 다룬다. 그와 동시에 영상 속 등장인물들의 피가 나오는 장면, 살점이 찢어져 있는 장면 등 자극적인 묘사들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분명 ‘후원’이라는 좋은 취재를 한 동영상임에도 몇몇 보는이들의 표정을 찌푸리게 한다. 이처럼 모금 유도를 위해 빈곤을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상세하게 묘사하는 것을 ‘빈곤 포르노(Poverty Porn)’ 라고 말한다.

빈곤 포르노는 인권 방어에 나설 수 없고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만 집중을 한다. 정작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설명은 뒷전인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가난한 현실을 고발한다고 하기엔 너무 그들의 인권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주목을 끄는 데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더 많은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일부러 가난해 보이는 옷을 입히고 더러운 물을 마시도록 연출 하는 등 ‘연출된 가난’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후원단체의 광고 대상은 대부분이 아프리카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는 미디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빈곤 포르노는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양산하기도 한다.

▲ ⓒ 한국일보/국제통화기금(IMF)자료

그렇다면 아프리카에 포함된 나라들은 정말 후원단체 영상에서 보이는 만큼 ‘못 사는 나라’ 일까? 아프리카는 2016년 당시 GDP(국내총생산)가 1.4%였다. 그러나 현재, 2017년을 기준으로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의 GDP는 평균적으로 5% 정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세계 GDP 증가율이 평균이 3.7% 인 것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는 편이다. 아프리카의 경제 발전과 동시에 빈곤은 감축되고 그에 따라 보건 분야에서도 많은 진전이 있다. 즉 아프리카는 더 이상 ‘가난의 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국가에 가까워진 것이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에도 왜 후원단체는 여전히 아프리카를 단지 가난한 국가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급급한 것일까? 바로 무시할 수 없는 빈곤 포르노의 효과 때문이다. 후원단체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문구는 ‘1달러로 한 아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다. 미디어 소비자들은 이러한 문구와 함께 빈곤의 늪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자신이 그들을 도와주어야 할 대상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진실을 왜곡하고 자극적으로 묘사할수록 모금금액은 상승하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모금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후원단체의 영상 속 내용이 모두 왜곡된 사실만은 아닐 것이다. 아프리카의 경쟁률이 성장하고 있다 한들, 여전히 빈곤에 머물고 있는 사회는 존재한다. 정말로 이들을 위한 후원광고가 목적이라면 가난과 연결되는 슬픔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닌 기부금으로 좋은 환경이 제공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면 미디어 소비자들은 후원단체에 기증된 물품 혹은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후원단체에서는 극적인 묘사를 하여 충격을 주어야만 후원금이 상승한다는 현실 때문에 빈곤포르노를 이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을 왜곡한 잘못된 후원광고는 엄연히 인권침해로 이어진다. 자극적인 묘사에서 벗어나 기부금이 좋게 쓰일 것 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주는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동시에 아프리카를 말하면 '못 사는 나라'를 떠올리게 되는 우리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획재정부:IMF의 아프리카 경제 관련 보고서 및 시사점 http://www.moef.go.kr/nw/nes/detailNesDtaView.do?searchBbsId1=MOSFBBS_000000000028&searchNttId1=MOSF_000000000004184&menuNo=40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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