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8, 후회 없는 마지막>

딜레마였다.
나는 전과를 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 선택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게. 그렇게 졸업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4학년이 되었고, 내년 8월. 졸업하게 된다.

과거와 비교해 무엇이 변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당연한 소리지만, 적응하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학교 안보다 ‘밖’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어느새 학교-집-학교-집의 과정이 이어졌다.

싫었다.
갇혀 지내는 것 같았고, 뒤처지는 것 같았다.
스무 살, 열정적으로 삶을 살고 스물한 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낼 때가 그리웠다.
어쩌면 나는 조금 암울한 2017년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2018년은 달라지고 싶었다.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때 조금이나마 후회 없게 대학생활을 하고 싶었다. 치열하고, 바쁘게.

▲ ©김나윤

그래서 대구 치맥 페스티벌의 리더스로 활동했다. 정신없는 격동의 1학기를 보내며,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느꼈다.
“나답게 살았다.”, “잘 지냈다.”
물론, 처음 받아보는 성적과 건강에 조금 문제가 생겼었지만, 그보다 더 값지고 잊지 못할 것을 선물 받았으니까.

▲ ©김나윤

2학기가 시작되고, 미뤄온 학교생활을 조금씩 해내면서,
“2018년을 이대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데?” 라고 생각하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그러다 문득, 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대외활동을 2년 만에 다시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지원서를 썼던 2018 서울독립영화제.
스물한 살이었던 막내가, 스물셋이 되어 다시 영화제를 찾았다.
운이 좋게도, 2년 전의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함께 자원활동을 하던 언니 오빠들, 영화를 공부할 때 함께한 감독님, 누군가는 영화제의 스태프가 되어 계셨고, 누군가는 또 다른 영화를 찍은 감독으로 영화제를 찾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영화제의 손님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잘 지내고 계셨다.
그리고,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인생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예측할 수 없을 때도 잦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이 상할 때도 잦다.
그런데도 나는, 이 학과에서 졸업하는 것이 좋다.
내가 갈림길에서 선택한 이곳에서의 2년이, 슬럼프 기간이 분명 있었음에도 후회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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