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기억하는 추억의 요리

감자옹심이를 만들다.

『리틀포레스트』는 각기 다른 3명의 삶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 하나 됨을 알려준 영화이다.
당연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인생의 고충을 깨닫게 해주는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주지만, 
영화 속 빼놓을 수 없는 소재 중 하나는 단연코 요리가 아닌가 싶다.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먹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요리는 우리에게 식생활을 해결해줌과 동시에 기쁨을 선사하는 하나의 행위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요리'
『리틀포레스트』 주인공 ‘혜원’은 요리를 통해
엄마의 빈자리
삶의 소중함
깊이 있는 맛에서 전해져 오는 따스함을 온전히
어머니의 요리, 자신의 요리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꼇을 것이다.

 

혜원의 삶을 통해 나는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나에겐 음식은 너무나도 당연시되어 왔던 존재였다. 마치 공기처럼 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나를 위해 요리를 해왔던 엄마에게서
음식을 얻어먹은 것 또한 하루 일과 중 자연스레 있었던 삶이었다.
그런 나에게 추억이 담긴 엄마의 음식을 무엇으로 설명 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22년의 인생에 있어 엄마가 나에게 추억으로 남긴 음식은 많았기에.

▲ 출처- <리틀포레스트> 네이버 영화

영화 초반부를 보면 혜원은 추운 겨울, 시골에 홀로 내려와 끼니를 해결하고자 밭에 놓인
배추와 함께 얼큰한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다. 얼큰해 보이는 국물에 손맛이 느껴지는 수제비를 보며 엄마와 나는 멍하니 영화 속 혜원이 먹는 장면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엄마가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줄 것만 같은 아기 새처럼 말이다.

 

"엄마의 요리에는 어떤 추억이 담겨 있나요?"
“문득 생각한 것은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요리가 아니라
엄마가 기억하는 엄마의 요리(외할머니가 해주신 요리)를 맛보고 싶었다."

 

어릴 적,
강원도 영월읍에 살았던 엄마는 5자매 중 셋째이다.
엄마의 외할머니께서는 요리 솜씨가 아주 뛰어나 한번 본 음식은 뚝딱 만들어냈다고 한다.
엄마가 어릴 때는 모든 것이 귀할 때라고 말씀하셨다.
밖에 나가서 사 먹기 위해선 1~2시간을 걸어가야 시내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외할머니께서는 자연스레 요리를 하기 시작했고,
자녀들을 키우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의 강원도는 감자가 유명하다.
사실, 어릴 적 감자는 못 사는 집안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감자로 끼니를 때우기 위해 감자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감자로 된 요리를 많이 먹다 보니 엄마는
감자가 질릴 법도 한데 할머니가 해주신 감자옹심이는 잊지 못하셨다고 했다.
질리도록 먹은 감자이지만 영화를 보다 문득,
할머니의 손맛이 담겼던 감자옹심이가 생각나 엄마와 함께 만들어보기로 했다.

 

 감자옹심이

▲ 출처 - 서혜정(본인)촬영

 

▲ 출처 - 서혜정 본인 촬영

딸과 처음 만든 엄마 표 감자옹심이.

엄마도 " 딸이랑 만들어 먹을 날이 올 줄이야." 라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시작한 요리.
엄마의 이야기가 담긴 요리를 해보기도 하고, 깊이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들깨가루 매력에 빠져버린 나는 앞으로의 모든 음식에 들깨가루를 넣어 먹을 것만 같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리틀포레스트』 혜원도 요리를 통해 한 사람의 요리 인생을, 그 속의 감사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해주고자 했지 않았을까?

 여러분들도 오늘 한번 추억이 담긴 엄마의 요리 혹 자신의 요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떠신가요?

 

▲출처 - living-movie 구글 블로그 (본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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