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모든 언어들이 타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적이 있었나요? 자칫 뱉었던 말이 타인에게 상처로 다가간 적이 있어나요? 혹 그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나요?

말을 배우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나의 속마음을 타인에게 내비치게 된다. 우리 각자는 살아가는 동안에 고민을 가지고 있다. 혼자서 고민을 풀고자 하는 사람보다 누군가에게 상담을 통해 자신의 고민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한 마음이 각자의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다. 어쩌면 상담을 주제로 깊숙이 나의 삶을 변화시키게 만든 소설은 꽤 오랜만에 보게 된 것 같다. 그 책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일본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쓴 책이다. 모두가 잠든 어두운 밤, 좀 도둑 3인 아츠야, 쇼타, 고헤이는 한 여성의 집에서 강도 짓을 하고 달아나던 중 우연히 숨을 곳을 찾다 현재는 빈집인 나미야 잡화점에 숨게 된다. 잠시 숨을 돌리던 중 문틈 사이로 편지가 떨어져 그 편지를 읽게 된 3명의 좀 도둑. 이 편지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상담의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해주었다. 편지를 쓴 총 3명의 인물이, 좀도둑 3인과 과거와 현재의 편지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편지 한 통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펼쳐진다.

 누구나 고민을 갖고 살아가지만 그 고민을 들어줄 사람은 정작 내 곁에 없다면 고민을 해결해줄 사람을 찾게 된다. 어쩌면 고민에 대한 해결책, 답이 나에게 있음에도 타인에게 확실한 답을 전해 듣는다면 그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나미야 유지의 대사 중 하나이다. 그렇다. 고민에 대한 해답이 나에게 있다. 하지만 나의 고민이 좀 더 확실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나의 고민이 틀리지 않았으니까 내 고민에 대한 답이 이게 맞다고 정의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 같다. 

 상담을 통해, 책을 통해, 혹은 사람을 통해서 고민이 해결이 되곤 한다. 그렇게 우리의 운명도 서서히 바뀌기도 한다. 좀도둑 3인은 나미야 잡화점 상점 주인 나미야 유지를 통해 인생의 변화를 맞이한 케이스이다. 어쩌면 이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운명에 나를 맡겨보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세상에 조금의 발자국이라도 남기고 간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나의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순간이 있기에 그 고민을 상담하고 그 상담을 통해 인생이 변화되었다면 나도 누군가의 인생을 주기도 하고 그 인생의 변화가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변화된 것을 깨우친다면 고민을 하는 순간은 어쩌면 행복한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가 어쩌면 이들에게는 삶을 변화시키게 만든 운명을 가장한 우연이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나미야 유지가 남긴 “또 와라” 대사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또 오고 싶게 만드는 존재로 남기 위해서는 어떤 존재로 기억되어야 할까? 나미야 유지도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답을 적어주기 위해 그도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답을 적어 내려가다 다시 한 번 나에게 들려주기를, 인생의 변화를 들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이었을까? 사실 이 대사에는 알게 모르게 숨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이 단어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내 마음속에 여운을 남긴 깊은 대사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건 어쩌면 오늘날 끊임없이 인생의 고민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해답을 선사해준 선물이 아니었을까? 고민과 방황에 둘러싸인 그대에게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어준 과거와 현재의 미스터리한 이야기. 그렇게 우리는 또 한 번 인생의 고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