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 장편소설

 

 

 

 

ⓒ독서신문

 

 

 

 

 소설 ‘7년의 밤’, ’28’의 저자로 유명한 정유정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종의 기원’은 평범한 한 인간이 살인자로 다시 태어나는 그 과정을 매우 세밀하고 심도 있게 펼쳐낸 이야기이다. 주인공 ‘유진’은 어릴 적 가족여행에서의 사고로 정신과 의사인 이모에게 받은 정체 모를 약을 매일같이 복용하며 어머니의 철저한 규칙 아래 묶여 살아온 인물이다. 그러한 유진이 자유를 찾고자 약을 먹지 않고 어머니 몰래 밤 외출을 하며 위안을 삼던 어느 날 본인의 방에서 잠이 깨어보니 피투성이인 방안과 자신을 발견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이야기와 모든 상황이 실제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소설 역시 그러했다. 매우 사실적인 이야기와 설정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의 배경이 된 가상의 신도시를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어낸 것이 주목할 점이다. 또한 내용적인 측면은 더욱 뛰어났다. 인간의 내면 그중 아주 깊숙한 곳에 있는 악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악 그 자체가 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유정 작가

 

 

 

 

 이 소설을 보면 악인들은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악인은 어려서부터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악인이 특별하게 묘사되어 있지는 않았다. 보통의 도덕적 성품과 보통의 감성을 가진 보통의 인간으로 나타나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표현하듯 ‘발작’ 혹은 ‘개병’이 도지면 악인이 탄생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악인을 대중들은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은 감정이 없고 비도덕적이며 독특한 성향을 가진 극악무도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정 작가의 이 종의 기원이라는 소설 속의 악인이라는 인물은 본인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 등 보통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저질렀던 살인이 ‘개병’이 도졌던 탓임을 내용적으로 드러나 있다.

 여기서 본인은 모든 인간은 내면에 악을 품고 살아가며 그 악이 도지는 병을 가진 자들이 진정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 속의 악인 역시 평범한 인간이지만 본인 내면의 악을 다스리지 못하고 악이 도지는 병 즉, ‘개병’을 앓고 있는 병자였다. 그러나 본인은 죄의 기준이라는 것에는 병을 앓고 있었느냐가 포함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죄의 무게는 그 죄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어떤 이가 그 죄를 저질렀는가는 상관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밀하고 정교한 표현력 외에도 위와 같은 내용적 측면에서 작가의 악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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