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현상 겪는 노인들과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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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편의점,무인빨래방 등 인건비가 필요없이 1인 운영이 가능한 무인점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무인 시스템을 볼 수 있다. 특히 외식업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인 주문기’가 있다. 이는 계산대에서 직접 직원에게 주문하는 대신 무인 주문기를 이용해서 원하는 음식을 선택한 후 계산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외에도 PC방에서의 셀프 이용요금 계산과 먹거리주문 혹은 기차나 영화 표를 예매할 때에도 무인계산기가 쓰인다. 이렇게 손 하나만 까딱이면 원하는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편리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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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뒤에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씁쓸한 그림자가 있다. 바로 60대 이상 IT에 취약한 고령층들의 어려움이다. IT에 익숙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젊은 층들과는 달리 노인들에게 ‘무인시스템’은 복잡한 기계 덩어리에 불과하다. 물론 무인 주문기와 함께 계산대에서도 주문을 받는 외식업계도 있다. 하지만 오직 무인 주문기로만 음식 주문이 가능하고 카운터에서는 일체 주문을 받지 않는 업계에서는 쩔쩔매는 노인들이 다수이다. 이는 노인들에게 사회에서 소외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디지털 기기에 대한 거부감을 상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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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도 다가온다. 대부분의 무인 주문기는 비장애인들에게 맞춰서 나오는 기기들이다. 즉 장애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다. 공공부문에서 이용하기 위한 무인시스템은 장애인 배려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 등 민간의 무인기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수이다. 저시력 자나 시각장애인들에게 버튼 터치는 힘겨운 일이다. 또한, 일어서는 게 불편한 휠체어사용 장애인들에게 무인 주문기는 손이 닿기에 높은 위치에 놓여있다. 아무리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라지만 장애인들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결국, 이들은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는 매장을 찾게 된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무인시스템을 더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그렇기에 더는 무인시스템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도록 줄여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60대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로서 무인기기를 만들 때 장애인 배려 시스템을 넣어야 한다는 규정이 전혀 없다고 한다.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법 규정이 필요하다.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해 음성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터치 방식이 아닌 점자글자를 표시해둔 누르는 버튼을 제공한다면 좋을 것이다. 또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모니터 높이조절이 가능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그들을 위한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당장 모든 기계를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편리하게 기기를 이용하는 그 순간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편리하게 무인시스템을 이용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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