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교 두발 자유화 논란

▲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 한국스포츠경제

지난 9월 27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다. 서울특별시 학생 인권조례 제12조인 교복 입은 시민의 용모에 있어 개성을 실현할 권리라는 조항에 따라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려는 조치이다. 머리카락 길이는 물론이고 염색, 파마 등도 가능하다. 머리카락에 하는 모든 것이 학생 본인 마음이다. 학교마다 의견 차이가 있기에 이를 고려하는 기간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 이후 후반기인 2학기부터 서울시 모든 중·고교에서 두발 자유화가 이루어진다. 내년 2학기부터 서울에서는 긴 머리에 노란색으로 염색한 여중생, 빨간 머리에 베이비 파마를 한 남고생을 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서울 중·고교 두발 자유화 추진 © 연합뉴스

서울시의 두발 자유화 발표로 시행 대상자인 학생들은 물론 윗세대까지 떠들썩하다. 이를 찬성하는 견해는 다음과 같다. 두발 자유화와 학업성취도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으며, 학생도 국민으로 대한민국 헌법에서 개인의 자유권을 명시한 대로 타인으로부터 자유가 침해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 측 입장은 부의 척도가 되어 미용실 비용이 부담되어 머리를 꾸미지 않는 학생이 오히려 차별받을 수 있으며, 차별받지 않기 위해 부모님께 무리하게 요구할 경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또한, 두발 자유가 탈선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미용 업계에서도 입장은 나뉜다. 두발 자유화를 통해 10대 고객층이 유입되면서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거는 견해가 있다. 반면, 학생들의 지출이 미용실 경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 중·고교 두발 자유화에 대한 국민 평가 © 리얼미터

리얼미터에서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중·고교 두발 자유화에 대한 평가에서 반대 54.8%, 찬성 40.4%로 반대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자세히 나누어보면 찬성하는 편이 30.6%로 반대하는 편인 29.7%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크게 봤을 때 반대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두발 자유화 논란을 보며 필자의 학생 시절을 돌이켜봤다. 중학교 1학년 때인 2010년 9월부터 머리카락 길이에 대한 규제는 없어져 마음껏 머리카락을 기를 수 있었다. 곱슬머리인 필자에게 짧은 머리는 이리 삐죽 저리 삐죽 솟아 아침마다 고데기로 머리 손질을 해야 했기에 오히려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기르면 머리에 신경 쓰느라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의견에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머리 길이에 대한 규제는 찬성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것은 몸이나 두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발 자유화보다는 교복에 대한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가을·겨울에도 교내에서는 외투를 입을 수 없고, 아동용 옷보다도 작게 짧게 만들어 몸매를 강조하는 여학생의 블라우스와 신축성 없는 남학생의 바지 등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굉장히 불편하기 때문이다. 과연 두발 자유화와 교복 개선 중 학생들의 학업에 있어 불편한 요소를 줄여주기 위해 더 먼저 개선되어야 했겠느냐는 의문점을 남긴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