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조지 리처라는 사회학자가 자신의 책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에서 등장하는 사회학적 용어로, 패스트푸드 시스템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기업, 교육, 의료, 스포츠 등 우리 사회전반을 지배하는 현상을 뜻한다.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화에는 효율성, 측정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라는 4가지 주요 구성요소가 등장한다. 그 중 효율성에 대해 초점을 맞춰 우리의 실생활에서 맥도날드화가 된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러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효율성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수단을 선택하는 것)

-절차의 간소화-

<국제결혼중매업체>

국제결혼중매를 통하면 일주일 내로 결혼식을 할 수 있고 결혼식 이후 여성이 한국어 공부를 하여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이 되면 한국에서 결혼비자가 나와 한국에서 지낼 수 있다.
연애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두 남녀가 결혼하기 까지는 몇 년 혹은 십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연애에서 결혼까지 오래 걸리면 6개월 내에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성을 단시간에 만나보고 빠르게 결혼 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일반적인 연애 후 결혼 보다 효율적인 결혼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결혼중매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시간절약과 결혼절차 간소화를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런 국제결혼을 통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실리적인 이유로 결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국가 간의 문화와 서로의 가치관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인종차별이나 인권침해로 인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도심공항터미널>

방학 동안 혹은 연휴기간에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본 적 있는가. 붐비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날 때도 있고 밀리는 사람들의 줄 때문에 나름 여유롭게 공항에 도착해도 촉박하게 출국심사와 체크인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도심공항을 이용하면 공항이 아닌 서울역에서 입출국 수속 뿐 아니라 체크인과 수화물 위탁을 하고 환전까지 한 후 승객은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홀가분하게 몸만 공항으로 이동하여 바로 비행기에 탑승함으로써 공항에서 승객 대기 시간을 줄이고 편의를 제공한다.

-제품의 단순화-

<단백질 보충제>

단백질보충제는 평소 닭고기나 콩 같은 단백질을 간편하게 섭취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필수단백질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 자체로만 본다면 단백질보충제는 매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백질보충제의 이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첨가물과 식사대용으로 이용할 경우 다른 영양들의 부재로 건강에 대한 부작용을 야기하며, 보충제의 가격도 비싼 편에 속하기에 소비자는 단순화가 이루어졌지만 비용의 압박을 받는 모순을 느끼게 된다.

<아이팟의 기기 단순화>

아이팟은 애플사의 대표적인 MP3기기로, 기존 기기들이 조잡한 기능들을 넣고 복잡한 조작을 필요로 했다면 아이팟은 단순한 조작버튼만으로 재생, 순간 멈춤, 되감기, 빨리감기 같은 핵심기능만을 강조해 단순화의 효율성을 추구했다. 또한 애플은 기능뿐만 아니라 아이팟 기기의 종류도 최소한으로 단순화해 타 기업의 실책인 제품 다변화를 추구하지 않았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제품선택에 혼란을 주지 않았고 잡다한 기능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타 기업의 제품보다 음악감상이라는 핵심기능을 단순화시킨 아이팟을 선택했으며 당시 MP3계의 마스터피스로 올라섰다.

-고객에게 일 시키기-

맥도날드화된 세계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마지막 매커니즘은 고객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이다. 고객은 소비뿐 아니라 생산과정에도 참여하고, 따라서 생산-소비 과정의 일원이 된다. 생산-소비는 생산과정과 소비과정이 상호 관련되어 있음을 말한다.

<셀프 주유소>

고객이 직접 차를 몰고 가서 주유하여 직원을 줄이고 고객이 직접 주유하는 등 효율성을 추구 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주유구를 열고 주유량을 설정하고 주유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차종에 맞지 않는 주유를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 하고 있고 잘못 주유해서 스파크가 튀어 차량에 불이 붙는 사례들도 간혹 있다. 이렇게 문제가 생기는 경우 셀프주유 업소는 모든 책임을 손님에게 전가 하게 된다.

<구글 이미지 검색(크롤링)>

이미지를 검색 하려면 이미지에 포함하고 있는 이미지에 맞는 문구를 집어 넣어줘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당히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직원들을 쓴다면 단순 반복 작업의 연속으로 이어질 것이다. 구글에선 이 작업 자체를 게임으로 만들었다. 게임의 원리는 1분30초 동안 제공된 사진의 설명을 입력하는데, 다른 사람도 같은 단어를 입력한 것이 있으면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2006년 7월 기준으로 7만 5천명이 참여해 15억 개의 레이블이 입력되어 구글의 이미지 검색에 기여했다고 한다. 이렇듯 고객에게 일을 시킴으로써 이미지 검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에서 본 사례들처럼 우리 사회에서 맥도날드화로 인해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부작용들을 낳았지만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제공자의 효율성이 아닌 소비자의 효율성을 위한 맥도날드화를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참고도서 : 조지 리처 -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