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풀꽃도 꽃이다》

출처 - 리디북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이것은 한국인의 전형적인 인생길이다. 6년, 3년 그리고 또 3년 12년의 시간동안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강요받았을까?

나의 인생에서는 보기 힘들었으나 이 팩션 속에 주인공 강교민이라는 교사는 수직이 아닌 수평을, 성적이 아닌 인간의 가치를 지향하는 인물이다. 폭행사건으로 열린 선도위원회에서 알코올 중독의 아버지와 가난을 이유로 학교 폭력을 당하다 폭행 사건에 휘말린 ‘불량 학생’ 배동기를 위해 교감과 생활지도부장을 설득해 퇴학을 막는다. 한편, 고교 동창 유현우와 만난 자리에서 강교민은 유현우의 아들 지원이 엄마로부터 떠나는 방법은 자살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과 그 엄마를 만나 상담해 보겠다고 약속한다. 대학을 졸업 후 가족을 위해 전업주부의 길을 걸어온 김희경은 자식을 위한 ‘순정한 엄마의 마음’에 ‘무한경쟁의 질주’에 동참했음에도 아들의 마음이 자신과 다르다는 데 좌절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자녀와 자신이 생각하기에 안전하고 미래가 보장된 둥지에서 자녀를 양육하려는 부모의 대립이 왜인지 공감이 되는 것은 나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바야흐로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눈을 감는 행위는 사치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들려주는 절절한 이야기는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면서도 필수불가결한 이 행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꿈을 버리고 희생을 자처한 엄마 김희경은 자식을 위해서 무한경쟁의 일변도에서 승리를 쟁취하게 도와주고자 하지만 정작 아들 지원은 그 지원과 관심과 삶에 대한 실증과 의지의 불꽃을 잃어간다. 학부모 커뮤니티에 모인 부모들은 다른 학생들의 공부법과 잘 가르치는 학원의 정보를 얻고자할 뿐이며 그 이상의 관계는 경계한다.

 

이러한 교육의 상황은 한국의 현실을 축소시켜놓은 것 같은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이렇게 자란 학생들이 결국은 유권자가 되고 학부모를 거쳐서 또 다른 무한경쟁의 지지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허물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식들은 위태로운 작두위에서 꼭두각시 춤을 출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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