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도 끝나고 오랜만에 책을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상깊게 읽었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펼쳐보았다. 고등학생 때 책을 처음 읽었을 땐 그저 ‘이러한 사례들과 이러한 의견들이 있다.’에서 그쳤지만 다시금 읽어 보았을 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가 이때까지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들이 정의로운 것들이었는지, 어떠한 기준을 두고 살아가야 정의에 가깝게 살 수 있는지 등 정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의 ‘정의’는 어느 한 분야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판단의 기준으로써 작용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의에 관심을 가진다.

이 책은 현 시대 뿐만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 토론 주제 등을 다룬다.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딜레마,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법은 어떠한 기준으로 작용해야하는가 등 우리들이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쉬운 주제들부터 심도 깊게 생각해야 하는 주제들이 주된 내용을 이룬다.

정의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많은 학자들의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다양한 시점들이 있지만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가치 등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의견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돈이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넘어서 정의가 되는 가치전도현상이 만연하게 나타난다. ‘갑질’이 화제가 되었던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정직하게 살면 손해 보는 세상, 착하게 살면 힘든 세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바른 사회를 만들고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정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삶을 살아가면서 정의에 대해서 한번쯤은 다들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것,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는 것 등 개인적인 양심에 근거한 정의부터 어느 한쪽을 희생시켜야 다수가 행복해지는 도덕적 딜레마에 관한 부분들 까지. 정의라는 부분은 앞서 말했듯이 정치나 경제, 법뿐만 아니라 예술, 사회과학 등에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해 고민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있어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해주고 해답에 가까운 해결책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떠한 사건에 있어서 어느 방향을 선택해야 올바른 선택이 될지 고민이 된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들에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의’라는 것에 정확한 답을 내려주진 않지만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정의의 관점에서 이슈화 되었던 여러 가지 사회의 사건들도 알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그만큼 사람들이 정의로운 사회에 목말라 있고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그저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에 대해 한번 쯤 더 생각해보고 나아가 올바른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