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간절한 소망을 담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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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크게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말해주는 책이다.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언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언론의 힘과 영향력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해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책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에 대해 잠깐 소개하려고 한다. 저자는 이용마라는 기자이다. 저자는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희생된 한 언론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친정권적이지 못한 사회적 인물들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하여 그들의 삶을 간섭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용마 기자를 비롯한 언론인 9명이 해고되거나 직업과 전혀 관련 없는 곳으로 출장을 보내지는 등의 조치를 받았다. 안타깝게도 현재 저자는 암 투병 중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어쩌면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은 말들을 저자는 이 책에 담은 것 같다. 그 내용 속에서 올바르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소망과 갈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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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은 아예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적어도 객관성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있다. 바로 사회적 다수와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다. 먼저 소수 권력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대통령이나 정부, 국회, 재벌, 법원 등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들이 권력을 잘못 사용했을 때 그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상상을 초월한다.’

책에서 인용한 글이다. 언론의 객관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평소에 우리가 접하는 언론, 뉴스, 신문 등 과연 이것들이 객관적 사실에 의해 전해지는 정보들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뉴스라는 성격을 가지는 정보들이 편집되어 나오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즉,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가에 따라 정보의 성격은 완전히 바뀌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의 객관성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모순된 말인가. 그 이전에 책에서는 언론의 객관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언론의 본래 역할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언론이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역할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전제를 생각해보았을 때, 과연 언론의 객관성은 무엇을 중점으로 했을 때 설명될 수 있을까?

며칠 전 수업시간에 뉴스의 가치라는 것에 대해서 배웠었다. 토론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뉴스는 과연 A,B,C 등급 중 어떤 등급의 가치를 가진 뉴스일까? 라는 주제가 나왔는데,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겠지만 속으로 난 A를 선택했다. 내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는 장애인, 노숙자, 아이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약자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규정할 수 있는 사람들 전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건이나 상황에서 약자로서 나타나는 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했을 때 우리나라 언론은 사회적 약자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9년간 한국 언론은 이것을 지키지 못했다. 정치와 언론이 유착되어 당시 정권의 비위 맞추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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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예로 세월호 당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사건에 대해 조치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을 바라보았을 때, 정부의 미숙한 대처와 무능력함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언론은 뉴스를 통해 정부의 무능력을 고발하거나 조치를 비판하기는커녕, 그 잘못을 민간 잠수사 덮어씌우고, 뜬금없이 유병언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다루는 등 사건과는 전혀 필요가 없는 뉴스를 다루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는 잘못이 없다.’,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등의 프레임을 씌워 보도하였다. 그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언론의 편향된 모습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변화된 세상을 소망할 때 먼저는 언론의 객관성이 사회와 사람들에 의해 보장될 때 좀 더 세상을 정의롭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6·25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특히 36년간의 독재정치를 딛고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로 우리나라는 민주정치를 향한 걸음을 뗐다. 하지만 여전히 그 잔재들이 많이 남아있고, 여전히 자기 권력과 부를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등장은 다시금 우리의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퇴행적 길로 인도했다. 너무나도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이란 그냥 허수아비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고, 자신의 힘과 부를 지키기 위해 별짓을 다 한다. 언론과 검찰은 자신의 측근세력들을 배치함으로써 국민들이 보기에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외면적 모습을 보여주고, 내면에는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 촛불혁명과 9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이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것이 결코 진실한 모습이 아니었음을 정확하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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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참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희망이 있는 것은 그 9년이라는 세월 동안 구석 한편에서 어떻게 하면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며 싸웠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자 이용마 기자를 포함한 몇몇 언론인들이다. 책을 통해, 영화를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시위를 통해 9년이란 시간 동안 그들은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거대한 정부와 싸웠다.

과거 일본으로부터의 독립과 광복, 6·25전쟁, 독재정권, IMF 등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고 그 나라에 우리가 나름의 행복과 풍족함을 누리고 사는 이유는 그때 당시 좀 더 나은 세상에 살고자 했던 선조들의 소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한 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누군가의 조그만 노력과 관심, 생각, 행동들이 쌓이고 쌓일 때 그것이 결국 큰 변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촛불혁명 또한 그 과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저자 이용마 기자는 현재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암 투병 중이다. 즉 이 책에는 생을 마감하기 전 한 사람의 간절한 얘기와 소망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끝부분에서 이 책을 통해서 기대하고 싶은 2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을 간절히 염원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 아들들을 생각하며 다음 세대들은 더 정의롭고 아름다운 세상에 살기를 소망한다는 말이었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책을 읽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나 또한 크게 두 가지에 대해서 배운 것 같다. 첫 번째는 목표와 꿈을 이루어가는 방법이다. 간절함을 가지고 천천히 준비해나갈 때 좋은 결과로서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이다. 세상이 흘러가는 것에 무감각해 있지 않고 적어도 언론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나름의 시각과 견해를 가지고 꾸준히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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