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포항' 이야기
어느 날, 매일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는 게 너무 지루했다.
이유 없이 쳐지기만 하고, 이 순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뚫리는 넓은 바다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주 3일은 학교, 4일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너무 가고 싶어서 수요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는 친구와 함께 포항으로 떠났다.
포항에 유명한 ‘환여횟집’이라는 물회 집이 있다.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출발하는 내내 들떠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주문이 8시 30분이라는 글을 보고, 7시 좀 넘어서 출발한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친구와 기도를 하면서 도착한 시간은 8시 30분이 조금 넘었는데 마지막 주문이라며 받아주셨다!
그때는 정말 세상을 가진 것처럼 기뻤다!
친구랑 허겁지겁 물회를 먹으면서 그 순간은 피곤함도, 우울함도 잊은 채 물회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
영일대로 간 나는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차가운 바닷바람도 전혀 춥지 않게 느껴졌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내 입에서 먼저 친구에게 사진을 찍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 집에서는 그리 빨리 흐르지 않던 시간이 놀러 갔더니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 것 같던지 움직이는 시곗바늘을 잡고 싶었다.
사진을 찍고, 어두운 새벽이 되어서야 미련을 버리고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시험 기간이라 당분간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이 소중했던 기억과 사진들이 한동안 버티게 해 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삶에 지치고, 힘이 들 때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쉬어보는 건 어떨까.
소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걱정 없이 즐거운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빨리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을 일상에 치여 지나가지 말고, 충분히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2018년, 추워지는 날씨 속에 마음은 따스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