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포항' 이야기

▲ ⓒ이신혜

어느 날, 매일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는 게 너무 지루했다.
이유 없이 쳐지기만 하고, 이 순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뚫리는 넓은 바다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주 3일은 학교, 4일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너무 가고 싶어서 수요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는 친구와 함께 포항으로 떠났다.

▲ ⓒ이신혜

포항에 유명한 ‘환여횟집’이라는 물회 집이 있다.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출발하는 내내 들떠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주문이 8시 30분이라는 글을 보고, 7시 좀 넘어서 출발한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친구와 기도를 하면서 도착한 시간은 8시 30분이 조금 넘었는데 마지막 주문이라며 받아주셨다!  
그때는 정말 세상을 가진 것처럼 기뻤다!
친구랑 허겁지겁 물회를 먹으면서 그 순간은 피곤함도, 우울함도 잊은 채 물회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

▲ ⓒ이신혜
▲ ⓒ이신혜

영일대로 간 나는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차가운 바닷바람도 전혀 춥지 않게 느껴졌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내 입에서 먼저 친구에게 사진을 찍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 집에서는 그리 빨리 흐르지 않던 시간이 놀러 갔더니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 것 같던지 움직이는 시곗바늘을 잡고 싶었다.
사진을 찍고, 어두운 새벽이 되어서야 미련을 버리고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시험 기간이라 당분간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이 소중했던 기억과 사진들이 한동안 버티게 해 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삶에 지치고, 힘이 들 때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쉬어보는 건 어떨까.
소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걱정 없이 즐거운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빨리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을 일상에 치여 지나가지 말고, 충분히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2018년, 추워지는 날씨 속에 마음은 따스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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