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를 떠올려보자. 지금과 어떤 것이 다른가?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에 있어 어릴 때에는 기쁨 외에 슬픔, 화남, 소심한 면까지 그냥 그렇게 '감정의 일부'로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순수함을 가졌던 아이들은 하나 둘 씩 감정의 혼란이 쌓인다. '인사이드 아웃'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영화 주인공 라일리는 태어나서 처음 함께한 감정이 기쁨이었고, 성장하며 다른 감정들도 함께하게 된다. 정든 고향을 떠나 이사를 오기 전까지 라일리는 밝은 아이였지만 이사 후 라일리에게 감정의 변화가 찾아온다. 각 감정들은 라일리를 위해 감정조종기관에서 열심히 다양한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복잡해지고, 일련의 사건으로 기쁨이와 슬픔이가 사라지게 된다. 기쁨이와 슬픔이의 부재로 라일리는 까칠하거나 화난 모습만 비추어 대인 관계가 틀어지고 가장 좋아하던 하키도 포기한 채 기쁨이와 슬픔이가 기억저장소에서 다른 감정들이 있는 기억통제본부로 돌아오기까지 갈등을 겪는다. 

 ▲ⓒ다음영화

 이 영화를 제작한 '피트 닥터'감독은 매사에 밝던 자신의 딸이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에 의문으로 시작되었고, 딸의 머릿속을 탐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모든 사람들이 커가면서 어릴 적 마냥 밝은 모습들을 하나 둘 잃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이것저것 겹쳐버린 감정들에 혼란을 경험하기도 하고 어두운 내색을 비추면 걱정을 받는다. 감정의 혼란이 성격을 바꾼다고 한다. 나는 감정의 혼란보다 그 감정을 감추려고 하는 것 때문에 성격이 바뀐다고 해석했다. 슬픔을 감추려 아닌 척, 또는 기쁜 척으로 감춰 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슬픔이는 라일리를 위해서 감춰져야 했었다. 그렇지만 기억통제본부로 돌아오기까지에는 슬픔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감추려고 했던 슬픔의 존재를 기쁨이도 인정하게 된다. 

 ▲ⓒ다음영화

 불필요하거나 지나친 감정은 통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 안에 자리잡은 다른 감정 또한 자신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슬픈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내 자신이고, 가끔 화를 내는 부분도, 좋은 걸 좋다고 하는 것도 모두 다 '나'의 일부라고 생각해봤으면 한다. '나는 왜 이렇지?'가 아닌 '이런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이지.'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진짜 자신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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