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로 담은 오사카

 

 

 

 

 

 

"우리 일본 놀러 갈까?"

 

7년 지기 친구들과 평소와 같이 수다를 떠들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였다. 늘 말뿐이었던 우리였지만 그때 만큼은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일사천리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렇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으러 떠나듯 처음으로 한국을 벗어나 우리에게는 낯설 디 낯선 새로운 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 ’ 경험을 하게 되었다.

2년 전 용기가 무색할 만큼 현실에 찌들어 있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해외여행의 '첫' 경험을 담아 두었던 필름 사진들을 꺼내보며, 봄이 되기 전 조금은 쌀쌀했던 오사카의 모습과 냄새 그리고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그리워하며 다시금 그날의 나를 새겨 보고 싶었다. 

 

 

 

 

 

▲ ©이경연 <김해공항>

 

 

 

 

▲ ©이경연

 

 

 

'여행의 시작 '

 

여행의 시작은 공항에서의 기다림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소 쌀쌀한 날씨이었지만 햇빛의 따뜻함은 우리의 첫 여행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공항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사람들도 붐볐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행의 시작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거나 면세점을 구경하고 밥을 먹거나 잠시 의자에 기대여 잠을 청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의 모습들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덕분에 딜레이 된 비행기를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여행의 시작을 맞이했다. 

 

 

▲ ©이경연 <오사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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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연 <오사카 성>

 

 

'처음이 가져다주는 설렘'

비행기에 내려 여행이 끝날 때까지 호기심이 왕성한 4살짜리 꼬마들이 되었다. 미디어에서만 늘 접했던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와 있다니. 일본어가 가득한 간판들 정갈한 건물들, 한국과는 다른 교통 체계 여기저기서 들리는 오사카 사투리,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 사람들, 일본에서 먹는 진짜 일본 음식. 보는 것 먹는 것 듣는 것 하나하나 모든 게 신기하고 설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여행 내내 수다스러웠던 이유도 그 설렘을 나누고 싶었나보다.

 
 

▲ ©이경연 <오사카 성>

 

▲ ©이경연 <오사카 성>
 

 

▲ ©이경연 <교토 가와라마치>

 

▲ ©이경연 <교토 대나무 숲>

 

 

'지금 당장 떠나자'

몇 시간씩 걸어 다녀서 발에 물집이 잡히고 운이 나쁘게도 구름 낀 하늘에 쌀쌀한 날씨가 여행 내내 이어졌다. 그렇지만 우리는 돌아오는 내내 "꼭 다시 여행오 자" 이 말을 수십 번 반복해서 얘기를 했었던 거 같다.  정말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들을 모두 쏟아붓고, 여행을 가기 전 머리를 싸매며 계획을 짜고, 빡빡했던 일정들 속에서 체력은 바닥나도 여행을 통해 얻은 새로운 경험들, 소중한 사람들과 또 하나의 추억이 쌓인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들일 것이다.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새로움을 얻을 수 있는 여행 가까운 곳이던 먼 곳이던 중요하지 않다. 소중한 사람들과 매번 다른 '첫' 여행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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