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떠나는 여행

 

바로 이전 편인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 대만 편에서는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를 위주로 아름다운 여행지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색다르게 타이베이 근교의 여행지들을 영화와 함께 한 번 알려드릴까 합니다. 타이베이 근교에는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들이 많은데요, 수도의 화려함과는 조금 다른 아늑하고도 고즈넉한 도시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단수이

 

▲ ⓒ 박지혜 (홍마오청)

바다가 무척 아름다운 대만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인 신베이 시의 단수이 구는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합니다. 단수이는 과거에 외부의 침략과 일찍이 문물을 개방한 역사 때문에 여러 가지 문화들이 아주 이국적으로 잘 녹아들어 있는 도시입니다. 또 아주 유명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단수이에서 놓치지 말고 봐야 할 볼거리는 홍마오청인데요, 이 건물은 스페인에 의해 세워진 요새로 홍마오는 붉은 머리카락이라는 뜻으로 네덜란드인을 의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럽적인 건물의 외형과 타이완적인 요소가 잘 결합된 건물은 멀리서보아도 푸르른 바다와 붉디 붉은 건물의 조화가 참 인상적인 곳입니다.

 

▲ ⓒ 박지혜 (대만 대왕 카스테라)

그리고 단수이에 가신다면 원조 대만 대왕 카스테라를 꼭 드셔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국에서 유행했던 그 맛과는 차원이 다른 촉촉하고 부드러운 원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원조라고 적혀있는 집이 두 곳인데 개인적으로 두 곳 다 맛보았는데 물결문양이 새겨진 카스테라 가게가 좀 더 맛있었습니다. 줄도 두 배 정도 더 기니 이 점 참고 하세요.

 

담강중학교)

또 가보아야 할 곳은 위에서 말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가 된 진리대학과 담강 중학교입니다. 먼저 진리 대학교는 대만 최초의 대학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전경이 마치 유럽의 건물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실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실제로 이곳이 영국 점령당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모델로 지어진 학교라고 합니다. 오래된 서양식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에서 영화의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10분만 더 걸으면 영화의 주배경인 담강 중학교가 나오는데 이곳은 몇 해 전 좋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 학교 내부는 거의 개방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끔 주말에 개방이 되거나 운이 좋으면 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하니 때를 잘 노려서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2. 지우펀

▲ ⓒ Travel 141 (아메이차지우관)

 

꽤나 높은 산속에 자리잡고 있는 타이완 북부의 신베이 시 루이팡 구에 지우펀 마을은 대만 영화 <비정상시>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해진 도시입니다. 지우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아메이차지우관 이라는 찻집입니다. 수많은 홍등이 달려있는 화려한 외관을 지닌 건물을 보는 순간 어! 하고 어느 영화가 떠오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찻집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실제로 차를 마시며 영화의 모티브를 얻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에 마녀 유바바의 집과 목욕탕의 이미지가 이곳과 매우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이 영화의 팬이시라면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큰 추억이 될 것입니다.

 

▲ ⓒ 박지혜 (지우펀라오지)

 

또 지우펀까지 먼 길 오느라 출출하다면 지우펀라오지에 라고 불리는 골목에 들러서 간단한 간식이나 식사를 즐기고 친구들에게 선물한 소소한 기념품을 사는 것도 재미있는 구경이 될 것입니다. 골목에서 추천하는 것은 유명한 밀전병에 얹어 주는 땅콩 아이스크림과 기념품으로 좋은 지우펀에 오랜 명물 예쁘고 소리가 좋은 오카리나입니다.

 

 

3. 스펀

 

▲ ⓒ taiwontourbus

 

지우펀을 들렀다면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스펀이죠. 지우펀에서 멀지 않은 신베이 시 핑시 구에 위치한 역으로 사실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니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두 주인공이 천등을 날리는 장면을 바로 이곳 스펀 역에서 촬영하여 인기를 얻은 장소입니다.

 

▲ ⓒ 박지혜

 

이 스펀 역에는 한 시간에 딱 한 대의 열차만 지나가는데요, 열차가 지나가기 전에 진부하지만 기찻길 위를 걷는 사진을 찍어보고, 유명한 노점상에 닭날개 볶음밥을 먹으면서 지나가는 열차를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입니다. 참고로 닭날개 볶음밥 가게에 한국어가 다 적혀있어서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맛 중에 볶음밥 맛을 추천 드립니다. 김치 초두부 맛은 김치라고 다 같은 김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맛입니다. 메뉴에도 향이 강한 편이라 주의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유 없는 경고는 세상에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 ⓒ 네이버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리고 영화를 따라 이곳에 왔으니 주인공들처럼 풍등을 날리지 않을 수 없겠죠. 천등은 길가에 여러 가게들 중 어느 곳에나 들어가서 구입 할 수 있고 각 색에 따라 여러 의미가 있으니 골라서 날리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몇 가지 알려드리면 흰색은 건강 파랑은 꿈 노랑은 학업이나 사업 분홍은 사랑 주황은 재물 등을 의미 하고 이 중 4가지 색을 골라 조합하고 본인의 소원들을 붓으로 직접 써서 날릴 수 있습니다. 이때 한 가지 팁은 눈치를 잘 보고 많은 이들이 날리는 포인트 시간이 있는데 이때 함께 날리면 천등이 하늘을 수놓는 장관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편에 걸쳐서 대만의 여러 여행지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 어디를 가야하지? 라고 고민하고 계시다면 도시의 열정과 시골의 고즈넉함을 모두 볼 수 있는 대만행 티켓을 지금 당장 끊어보시는건 어떨까요. 저는 다음 국내 여행지 편으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모두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여행을 떠나시길 바라면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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