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포토콘텐츠

▲ ⓒ이현지
 
 
 
 
챙그랑―!
 
결국 깨어져버리고 말았다.
손끝에서 달랑거리던, 온전한 유리컵이었을 소주잔을 뒤로 하고 어두운 천막을 나왔다.
밤바람이 차기에 술기운에 뜨뜻해진 손바닥을 뺨 위에 올렸다.
달아오른 머릿속의 열기가 조금 씻겨 내려가자 주변의 소음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늦은 새벽까지 이어진 호객행위는 인근을 모두 혼잡스럽게 만들었다.
 
소란한 거리를 벗어나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 지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주막촌을 비틀거리며 몇 번 팔이 붙들렸던 것도 같다.
 
야트막한 잔디 언덕 위에 앉아 있자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옆구리에 온기가 스치기에 고개 돌린 시선 끝자락에 낯선 이가 쭈그려 앉아 땅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동그란 뒤통수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맥이 탁 풀려 찬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워 버렸다.
 
흐릿한 동공에 빨강 노랑 빛이 번져왔다.
폭죽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정전된 시야가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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