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포토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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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유독 안개가 짙은 밤이었다. 겨우 취직한 지 3주 차 신입인 나는 오늘도 빠짐없이 야근을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따라 으스스한 분위기의 골목 앞에 서서 잠시 고민을 했다.

다음 뉴스입니다. 벌써 3번째 연쇄살인이 일어났습니다. 이 연쇄살인범은 늦게 귀가하는 여성만을 노리고 있고 살인은 한 달 전부터 매주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끈으로 목을 조른 흔적만이…’

문득 아까 부장님이 얘기하신 그 뉴스가 떠오른 건 왜였을까. 이 골목을 지나가지 않으면 20분이나 더 돌아가야 하는데… 하늘엔 달도 별도 보이지 않고 온통 뿌연 안개만이 이 도시에 자리잡아서 였을까, 도저히 오늘은 이 골목을 지날 수 없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결국 큰 길로 돌아서려고 몸을 돌린 순간 새까만 골목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 아니면… 짐승? 평소 같았으면 냅다 도망쳤을 나는 그날따라 어디서 용기가 솟았는지 그 소리의 근원을 찾아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도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시야는 점점 어두워졌다. 순간 불안함이 엄습해 뛰기 위해 가방끈을 고쳐 잡던 나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양 손을 포박당했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었나? 지금이 딱 그런 꼴이었다. 아무리 저항해도 덩치 큰 남자는 나를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결국 아무런 반항도 못한 채 그 남자에게 끌려가게 되었다.

김사원은 오늘 출근을 안 했나?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을 찾던 부장이 직원들에게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신입의 행방은 알 수 없었고 부장은 신입이 입사 며칠만에 나르는 거냐며 길길이 화를 냈고 아침부터 부장의 소음을 듣자 기분이 불쾌하진 한대리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뉴스를 틀었다.

‘네. 다음 소식입니다.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범이 드디어 잡혔습니다. 어제 밤 11시 경 본인의 자택 근처의 길목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힌 것이었습니다. 가방끈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죽여왔던 범인은 살인 도구 특성 상 여성이라고 추적했던 것과 달리 남성이었다는 점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범인은 현재…’

 

그날은 유독 안개가 짙은 밤이었다. 겨우 취직한 지 3주 차 신입인 나는 오늘도 빠짐없이 야근을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따라 으스스한 분위기의 골목 앞에 서서 잠시 고민을 했다. 문득 아까 부장님이 얘기하신 그 뉴스가 떠오른 건 왜였을까. 씨익. 웃음을 흘렸다. 멍청한 경찰놈들은 오늘도 아마 살인마를 여자로 알고 있을 거다, 뉴스를 듣고 읽었던 모든 사람들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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