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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하면 누구나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신경숙 작가하면 '깊은 슬픔'이라는 책과 더불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라는 책이 먼저 떠오른다. 포털사이트에는 이 책의 공식적인 줄거리를 이렇게 설명해놓았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 하지만 나는 이 책이 마냥 사람과 사람의 사랑을 다루는 풋풋하고 청춘을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에는 윤, 명서, 미루, 단이 라는 총 네명의 인물이 나온다. 이야기는 명서의 '갈색 노트'에 쓰여진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윤과 명서는 서로 좋아하고 있고, 미루는 명서와 단짝친구이며 단이는 윤의 단짝친구이다. 하지만 단이는 전부터 윤을 혼자 짝사랑해왔다. 이런 인물 관계때문에 중간중간 사건이 벌어진다. 하지만 나는 인물과의 관계보다 '윤'이라는 인물에 집중해볼까 한다.

 

▲ ⓒ토탈 스마트

윤은 1980년대 학생들이 벌였던 데모에 누구보다 가장 열렬히 참여하는 인물이다. 윤은 자신의 친구가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하자 그것에 대해 조사를 할 정도로 사회적인 일에 관심이 많고 의리있으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다. 그렇기 때문에 윤이 사회 운동을 한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윤은 책 속에서 데모를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죽을 뻔 하기도 한다. 솔직히 얘기해서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까지 사회 운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윤은 계속해서 미래를 위해, 훗날을 위해 계속 투쟁한다. 게다가 윤의 의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명서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명서의 말을 거역할만큼 강하고 뚜렷하다.

분명 책은 필자가 생각한 의도로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 본인도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이라고 설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듯이 나는 인간 사이의 사랑에 집중하기 보다는 1980년대 사회상과 투항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여운이 남았다. 동시에 현실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작가에게 표절 의혹이 있었지만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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