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경찰의 사과

2년 전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 있다. 바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이다. 당시 서울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했던 백남기 농민을 경찰이 물대포로 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시민 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사과를 경찰에게 요구할 정도로 컸던 사건이다. 그러나 경찰의 태도가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는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찰 측의 물대포가 아니라 연로한 백남기 농민의 나이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며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만 얘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며 당시 백남기 농민을 입원시키고 있던 서울대학교 병원에 정확한 진단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역시 경찰과 한 패였던 건지, 진단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물대포가 사망 원인이 맞다며 경찰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대학교 병원 측의 태도에도 많은 반향이 일어났다. 서울대학교 의예과 학생들의 서명서가 줄줄이 이어졌고, 서울대학교 의예과를 졸업한 현직 의사들의 서명도 줄줄이 이어졌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병원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결국 백남기 농민은 물대포가 원인이 아닌 연로함이라는 것을 이유로 억울하게 눈을 감아야만 했다.

 

▲ ⓒ연합뉴스

그 사건이 일어나고 약 2년이 흘렀다. 그리고 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서울대학교 병원 측은 급히 사망진단서를 변경했다. '병사'였던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1년 7개월만에 2017년 6월 15일 '외인사'로 변경되었다. 이에 유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2년 전 사망진단서는 어떻게 된 것이냐는 이야기가 재차 나오게 되었고, 결국 2017년 6월 16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한 이번 집회 현장에는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덧붙였다.

 

▲ ⓒ뉴스핌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한다. 결국 사과를 받았으나 1년 7개월 만이었고, 억울하게 숨을 다한 사람의 영혼에게까지 용서를 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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