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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햄튼이 리버풀을 상대로 법적 공방을 시작하며 반 다이크 사가(Saga, 이적 상황)가 극에 달했다.

사우스햄튼이 팀의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리버풀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협회에 제소했다. 사우스햄튼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태핑 업(Tapping-up)이었다. 일반적인 선수 거래에 있어서는 팀간의 합의가 우선시돼야 하고 팀간의 합의가 완료됐을 경우에만 팀과 선수간의 협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선수에게 먼저 접촉을 해서 원소속팀으로부터 마음을 떠나게 만드는 행위를 태핑 업이라고 한다.

여태까지 태핑 업이 문제로 제기한 팀은 많지 않았다.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태핑 업은 대부분의 팀들에게 불문율로 작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은 리버풀의 다리를 잡고 늘어졌다. 팀의 핵심 수비수인 반 다이크를 이번만큼은 리버풀로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생각이 바탕이 됐다.

이틀 전 BBC 등의 언론은 반 다이크가 리버풀로 이적에 근접했음을 보도했다. 팀간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리버풀이 반 다이크에게 최대 20만 파운드(약 2억 8,000만 원)의 주급을 제시할 것이며, 반 다이크는 리버풀과 자신이 뛰었던 셀틱의 팬들의 열정적인 측면과 역사적인 측면에서 유사성을 띈다고 생각해 리버풀로의 이적을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언론들은 구체적인 이적료도 내걸어 보였다. 리버풀이 첼시, 맨체스터 시티와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고 6,000만 파운드(약 840억 원)를 지불할 것이라는 등의 기사들을 줄줄이 보도했다. 리버풀과 반 다이크가 연관되는 기사가 지속적으로 보도되자 사우스햄튼은 이에 의문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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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핑 업을 근거로 제소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보도된 제소 상황들에 따르면 사우스햄튼은 단순히 보도된 기사들을 보고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반 다이크와 연락을 취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러한 추측을 바탕으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터무니 없는 제소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이 제소한 이유는 불법적인 측면에서보다 팀의 핵심 선수를 지키겠다는 완고한 의지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햄튼은 지난 3년 동안 리버풀에게 리키 램버트와 데얀 로브렌, 아담 랄라나, 나다니엘 클라인, 사디오 마네 같은 핵심 선수들을 이적시켰다. 그 결과 램버트를 제외한 나머지 네 선수는 리버풀에서 화려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우스햄튼이 이번만큼은 핵심 선수를 리버풀에게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리버풀이 법적 공방에서 무죄를 입증하고 반 다이크를 영입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리버풀은 반 다이크를 제외하고도 RB 라이프치히의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와 AS 로마의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 등을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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