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을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

 

▲ ⓒ호식이두마리치킨 홈페이지

 

요즘 들어 기업 회장들의 비리 사건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도 예로 들 수 있다. 치킨으로 성공신화를 새롭게 쓴, 수많은 창업자들의 우상이었던 그였기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 사건이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서는 ‘불매운동하자’, ‘사 먹지 말자’ 등 호식이두마리치킨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불매운동이란, 특정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러한 불매운동을 하는 데에도 이유가 존재한다. 기업의 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 기업의 수익을 올리지 않음으로써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과연 불매운동만이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까? 당장 ‘호식이두마리치킨’만 봐도 가맹점이 1,000개가 넘는다. 그중 가맹점 하나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수백 명일 것이다. 즉, 기업 회장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누군가에겐 생계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이 보도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에 경기도의 한 가맹점주는 하루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다고 했다. 이것이 회장의 성추행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가맹점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 잘못이 없는 가맹점주들은 하루아침에 뉴스 하나로 타격을 받게 된 셈이다. 입장 바꿔서 내가 가맹점주였어도 이 불매운동에 쉽게 찬성할 수 있었을까.

 

▲ ⓒ네이버 지식백과 '보이콧'

 

물론 불매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소비자는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상품을 억지로 구매할 이유는 없다. 기업 회장의 비리가 이유라면,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충분히 충족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반대로 사건 이후에도 상품을 계속해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소비자로서 구매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할 이유가 없다.

불매운동을 하기 전에 본인이 왜 이 기업을 불매운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은 아닌지, 기업 회장의 행동만 보고 무작정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돌이켜 봐야 한다.

 

 

 

참고 기사

조선일보 <회장 추문 때문에… 눈물 쏟는 영세가맹점> -최은경 기자,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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