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고기를 너무 많이 잡았나 봐”

“내가 그 그물에 걸려 버렸네.”

 

북한에서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던 철수는 그 날도 어느 때 와 다름없이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하지만 배의 모터에 그물이 걸리게 되고 표류하던 중 홀로 군사분계선을 지나 대한민국에 도착하게 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국정원에서는 철수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원인 영민은 북한에서 넘어올 때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쓰라며 종이와 팬을 던진다. 그것을 수차례 반복하며 철수를 압박하며 강압적으로 간첩으로 철수를 몰아세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영민과 국정원 수뇌부는 철수가 간첩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으로 귀순 시키려 하지만 철수는 북에 두고 온 가족이 걱정되어 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사회를 보지 않으려 이동할 때는 일부러 눈을 감거나 고개를 숙여 자신을 자유로부터 이격시켜 고립화시키려 한다. 아마 이것은 북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이 북한 군부에 자신의 충성심을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이고 그로 인해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는 가장의 마음이다.

 

국정원의 또 다른 직원으로 보이는 지우는 그러한 철우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고 믿음과 호의를 표현하는 유일한 한국 사람이다. 강압적으로 철수를 귀순시킬 것을 요구하는 영민과 국정원에 ‘그래도 개인의 의사가 더 중요하다’고 철수를 항변한다.

 

영민과 지우는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보는 시선을 담아내는 인물들이다. 한쪽은 북한을 주적이라 외치며 애국심을 고양하는 존재, 또 다른 한쪽은 같은 인간으로 존엄하며 우리가 함께 가야 할 존재로 대한민국 우익과 좌익 세력의 의견을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간첩으로 몰아가는 것을 국정원에서 포기할 즈음 귀순을 강요하며 국정원은 철수를 명동 한복판에 방치시키게 됩니다. 북한에서 맛보지 못한 새로운 문물들을 경험해 보라는 취지로 보인다. 그곳에서 철수는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버리고 절반도 먹지 않은 음식을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몸을 팔다가 도망치는 한 여성을 구해 주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상황에서 철수는 잘 사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살기 위해 몸을 파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렇게 철수는 자유와 자본주의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보게 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진우 :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은 법입니다.

 

결국, 다시 조사기관으로 돌아온 철수는 자신을 간첩으로 몰아가던 국정원의 서류가 조작된 것이 언론에 알려지고 북으로 돌아오게 된다.

 

 

남한에서 있었던 일 다 쓰라!

 

하지만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았던 강압적인 수사를 북한에서도 받게 됩니다. 빽빽한 진술서를 수차례 다시 써야 하고 구타도 당한다.

 

극과 극은 오히려 닮는다고 했던지 북한과 대한민국 너무나도 다른 두 집단은 이상하게 철우에 대한 자세만은 닮아있다. 결국,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생계로 삼았던 고기잡이마저도 철우는 할 수 없게 돼버리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그물’은 화려하거나 수려한 영상미를 갖지 못하고 역동 정인 카메라 무빙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로케이션 장소나 북한의 조사실 세트장도 어설프고 한정된 공간에서만 촬영되기 때문에 단조로운 장면의 구성일 수 있으나 이게 독립영화 제작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가 시너지를 발휘하여 모든 기타 부수적인 요소들을 신경 쓰지 않게 하고 나를 오로지 연기와 대사에만 집중하게 했다.

 

풍요롭진 않지만,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던 한 소시민 철우를 파멸로 이끌어간 것은 배의 모터에 엉킨 고기잡이 그물이 아닌 남과 북의 이념의 그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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