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미스터리 소설로 <사랑받지 못한 여자>를 시작으로 5권의 시리즈 중 4번째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에서는 ‘토비아스’가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형사를 비롯한 ‘형사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 ⓒ 인터파크 도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엄친아로 불릴만큼 공부, 운동, 외모 모두 전도유망한 청년 토비아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에, 여자친구 2명을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했다는 죄로 10년 형을 받고 출소한다. 10년 동안 자신 때문에 쇠한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로 하루하루 힘겨운 생활을 한다. 그 때, 보덴슈타인 형사 콤비는 괴한의 공격으로 중태에 빠진 여인이 토비아스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11년 전 끝난 줄만 알았던 토비아스의 살인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조사를 하는 중 토비아스의 친구 아멜리가 실종되고 다시 한 번 마을에는 긴장감이 돈다.

 

과거 시체가 발견되지도 않고 정황증거만으로 이루어진 재판에서는 당연 사건 당일 기억이 아무 것도 없는 토비아스에게는 불리하였고, 그 역시도 자신이 살해를 했는지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 토비아스의 입장이 되어 살인을 저질렀는지 고민을 하기도, 마을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토비아스를 배척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사건의 진실에 마주치는 순간 질투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추악한 이면을 함께 마주해야 했기에 토비아스의 누명을 풀게 되는 순간도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못했다. 모든 것을 알고 토비아스의 누명을 풀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 한 번도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았다는 질투심으로 감금하는 등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이 서술되기도 하였는데 도저히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서술이 되어있었다.

 

선과 악의 대립이 뚜렷한 만큼 입체적인 인물들이 없었지만,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끝없는 이기심을 가진 인간들이 나오지만, 그 이기심을 비난하지 못하고 이해를 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며 ‘나는 과연 긴박한 상황에서 정의를 실천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 김현옥님의 인스타그램

 

시리즈 전체로 본다면 보덴슈타인이라는 형사가 아내의 불륜을 알고도 좌절하지 않고 인정하는 모습과 함께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는 모습을 그린다. 자신의 시련을 통하여 타인의 아픔과 심적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된 형사의 모습으로 한 남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잘 서술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만, 사람의 감정을 너무 쉽게 다루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