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벚꽃과 파란색의 일기장 한권이 그려진 따뜻한 느낌의 표지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라는 어울리지 않는 섬뜩한 제목은 독서에 흥미가 없던 나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이 소설은 실화를 모티브로 이경혜 작가가 쓴 소설이다.

ⓒ 교보문고

남자 주인공인 재준은 시체놀이로 하루하루를 자신이 죽었다고 가정하며 자신이 죽는다면 엄마의 화, 동생의 미운 행동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살아있는 현재에 충실하게 생활하게 된다는 표면적인 내용을 지녔지만, 왜 열여섯 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죽음을 생각을 하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이 들기도 하였다.

이성 문제, 진로에 대한 고민, 가정에 대한 불만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런 아이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문제아로 단정 지어버리고 따뜻한 시선을 내어 주지 않는 주변어른들을 비판하는 이야기도 있다. 성인인 작가가 청소년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쉬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이경혜 작가는 청소년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어 이 소설에 더 애착이 갔다.

책의 도입부분에 나타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라는 문구를 이해하게 된 순간 유미의 입장에 서서 본다면 갑작스런 단짝 친구의 죽음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친구의 죽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유미와 나를 볼 수 있는 짧지만 강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될 것이다.

ⓒ  캘리그라퍼 숨결 인스타그램

이 소설을 그저 죽은 한 아이를 추모하는 소설로 끝내지 않고 주변에 성장통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 있다면 위로 해 줄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마련하는 소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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