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 촬영

 너는 반월당 펫숍 안도 아닌 펫숍 밖 좁은 철창 안에 너의 친구들과 함께 있었지. 처음 널 보았을 때 너의 예쁜 외향적인 모습에 널 데리고 왔다. 온 지 한 달도 안돼서 시름시름 앓는 모습에 대수롭지 않게 넘긴 나 자신이 지금도 미래에도 원망스러울 것 같다.

 너의 복막염 소식에 한번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자는 시간이 늘었고, 활동하는 시간이 줄었고 너의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이 눈에 선명해질 즘 병원 의사는 '혹시'를 언급하며 나에게 헛된 꿈을 키워 주었다. 원망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밝게 널 대할 수 있었으니까.

 너의 빈자리를 걱정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로 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했다. 너의 상태가 악화될 때마다 빈자리가 생길 거란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 ⓒ-본인 촬영

 네가 죽음을 앞에 두었을 때 내 가슴속에 잊힐까 봐 가장 두려웠다. 네가 죽고 나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게 무서웠다. 마치 니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너의 마직막 순간 함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네 옆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화장실도 가지 못할 만큼 힘이 없어쏘, 울 힘도 없던 네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축처 진 몸으로 누워 움직이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모습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 불안감은 틀리지 않고 통보 없이 너와 이별을 했다.

 너를 보내는 것이 너무 싫었다. 눈을 떴을 때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너는 더이상 내 옆에 없었다. 하지만 이 또한 운명이라 믿는다. 인연이 있다면 꼭 다시 볼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아직까지 이 믿음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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