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공익광고 ‘아기의 마음’편

 

광고 영상을 보면 아이에게 지하철 자리를 양보해주는 사람, 짐을 대신 옮겨주는 사람, 일을 힘들게 시키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등장한다. 앞부분만 보면 얼핏 ‘어린아이’기에 배려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광고 속 여자아이는 다소 아이가 하기에는 힘든 일을 하고 있다. 혼자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것,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 등의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 유튜브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영상을 끝까지 보면 알다시피 사실 이 아이는 임산부를 표현한 것이었다. 임산부의 몸에서 자라고 있을 소중한 아이, 혹은 임산부는 아이처럼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의미로 아이로 비유한 것 같다. 아이의 목소리로 ‘오늘도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카피가 나옴으로써, 마치 뱃속의 아이가 배려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 같은 밝은 느낌을 준다.

 

▲ 유튜브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또 이번에는 어머니의 목소리로 ‘오늘, 당신의 배려를 보여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임산부들을 위한 사소한 배려를 해주자는 교훈을 남겨 준다. 이 광고가 다른 저출산 공익 광고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를 낳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보다는 ‘임산부를 배려하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무작정 아이를 낳자는 메시지보다 아이를 마음 편히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 광고는 나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가끔씩 임산부와 관련된 안 좋은 뉴스가 귀에 들어오곤 한다.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임산부에게 한 노인이 임산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산부의 상의를 들춰봤다는 등의 충격적인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이처럼 아직까지 임산부는 대중교통을 타기엔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 처해 있다. 노약자에는 단순히 노인뿐만 아니라 임산부도 포함된다는 것을 꼭 명심해둬야 한다.

이러한 사건, 사고 속에서 ‘배려’라는 주제를 담은 이 광고는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 30초라는 이 짧은 광고가 임산부들의 생각(어쩌면 임산부들의 작은 바람)과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해줘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으로서 제일 기본적인 ‘생명 존중’은 임산부를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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