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여자가 내 여자친구였으면, 저 상황이 내 상황이었으면

 광고는 욕망을 건드리는 작업이다. 사람의 욕망을 통해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다다르게 이끌어내는 것이다.

 질레트 면도기 광고하면, 박지성 선수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온라인 광고로 크게 화제를 일으켰던 강민경의 면도기 광고를 감상해보자.

 

 

 

 

 

 

 

 

 

 3년 전 한창 선정성 논란이 많이 올라왔던 광고이면서도, 톡톡히 좋은 매출을 보게 한 광고다. 연예인 강민경과의 데이트를 테마로 한 상호작용형 광고인데, 이 광고는 환상이자, 성적 상상을 유발한다. 더불어 남자들의 욕망을 건드린다.

 면도의 주된 기능은 깔끔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부수적인 혜택에 맞췄다. 수염이 까끌까끌하면 여자가 스킨십하기 싫어한다는 것에 중점을 맞춰 면도를 스킨십을 위한 행동으로 바꿨다.

 제작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영상의 세팅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영상의 세팅에 중점을 두고 얘기해보자.

▲ 강민경 Gillete 광고(출처 : Creativia)

강민경의 집에 갔는데, 남자인 자신과 강민경, 단둘만 집에 있다. 불이 켜진 걸 보니 밤인 것이 틀림없다. 강민경의 옷은 반쯤 내려가 있고, 지금 뭔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여기서 면도를 해주며 눈에 안대를 씌우는데, ‘강민경의 짜릿하고 부드러운 면도를 경험하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 강민경 Gillete 광고 3D Sound(출처 : Creativia)

면도하는데 굳이 ‘짜릿하다’라는 말을 쓰는 것은 성적 상상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닐까. 사운드 세팅 또한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일부러 귓속말하는 상황과 숨소리는 더욱 성적상상을 자극한다. 예쁜 여자가 수염을 저렇게 깎아주는 것도 환상이며, 수염을 깎으면 예쁜 여자가 나에게 키스해줄 것 같고, 키스를 부르는 사람이 될 것 같은 것도 환상이다.

 이 광고는 젊은 남성 혹은 나이 든 남성을 타깃 오디언스로 잡았다. 나이 든 남성이라도 이것은 내재화된 기억을 건드린 광고이다. 여자가 면도해주는 것, 여자친구랑 같이 한 방에 있는 것 등은 경험해보지 않아도 영상물들을 통해 기억에 저장시킬 수 있다. 욕망의 상상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적 상상으로 이어질 꿈은 누구나 꾸었을 것이다. 내재화된 기억을 건드려 남성의 공감을 얻기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스킨십을 위한 면도를 설명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여성을 통한 성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뀌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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