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상징을 이용하는 선전

인간과 세상을 조종하는 선전의 힘

<프로파간다 파워(PROPAGANDA: POWER AND PERSUASION,2015)>

 

▲ 출처 네이버 책

  프로파간다에 대해 설명한 이 책은 “선전은 사람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어 모종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을 전파하는 것이다. 선전은 무의식적 행위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특정 목적에 맞는 설득의 기술을 구사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행위이다.”라고 선전을 정의한다.

  저자는 선전은 순수하게 종교적이거나 상업적인 선전(광고)을 제외하면, 확실히 정치적인 행위라도 단언한다. 선전은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가 보다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며, 표적청중의 시야를 좁혀서 가급적 마음을 닫게 만들려고 애쓴다고 선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국민의식과 지도자에 대한 선전이었는데, 그 내용을 토대로 한국 상황에 적용해서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국민의식과 지도자에 대한 선전 - 국가 정체성

▲ 출처 벡터 일러스트

 

  국가가 국가 정체성(national identity)을 만들어 지속시켜 나가는 것은 선전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어느 국가든 세금 징수처럼 저항을 유발하는 정치적, 경제적 정책을 국민들에게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의식과 소속감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가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선전에는 국가 상징을 이용하는 선전, 국가적 성취를 이용하는 선전, 지도자 선전이 있는데, 오늘은 국가 상징을 이용하는 선전에 대해 알아보자.

■ 국가 상징을 이용하는 선전에는 무엇이 있을까?

1. 국가

▲ 출처 MBC

  국가는 국가의 역사를 환기시키고 찬양하고 수호하려는 의도가 담긴 음악이다. 음악은 애국심을 호소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우리나라에서의 애국가는 국가적 주요 행사, 올림픽, 입학식, 졸업식, 초등학교 아침 조례시간까지 빠지지 않고 듣는다. 우리가 애국가를 함께 들음으로써 애국심을 다잡고, 소속감을 가지게 하는 목적이 있다.

2. 국기

  국기는 국민의식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다. 우리는 국민의례의 가장 첫 순서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2007년까지(개정 전)의 한국의 맹세문은 다음과 같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 맹세문에 대해 2003년, 유시민 당시 개혁당 국회의원이 "국기에 대한 맹세는 파시즘의 잔재"라는 주장을 펼쳐 한동안 들썩했다.

  ‘다시 보는 2003년 '국기에 대한 맹세' 논란’ (오마이뉴스, 2015.11.05) 기사는 이와 같이 말한다.

길고 길었던 철권통치의 시기에, 조국과 민족은 어휘 자체만으로 다른 모든 요소를 압도하는 위상을 가졌다.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고,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었던 나의 부모님 세대에게 그것은 종교의 교리보다도 강력하다.

  이러한 논란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는 2007년 7월, 다음과 같이 새로 제정되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렇듯 국기에 대한 경례 또한 우리의 의식과 태도를 압도해 변화시킬 수 있는 선전 도구가 된다.

다음은 우리의 국기인 태극기를 보자.

▲ 출처 대한민국 국기선양회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즐겨 사용하던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태극기는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韓民族)의 이상을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태극기에 담긴 이러한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이룩하고,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라고 말하는데, 한민족임을 강조하면서 애국심을 더욱 돈독히 한다.

3. 국가기념물

  책은 기념비와 조각상 그리고 기념 건축물은 고대부터 위대한 승리나 발견을 축하하기 위해, 위인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혹은 엄청난 역경이나 슬픔 또는 손실의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 역사 의식과 애국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기념비는 폭넓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선전 수단이다.

  한국의 동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이다. 세종대왕은 민족의 영웅으로서 경복궁에서 즉위하여 승하하신 최초의 임금이었던 역사적 사실 등을 고려해 새로운 정신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하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출처 센티멘탈 라이프

  북한에는 대표적으로 어마어마한 크기(김일성의 엄지발가락이 성인의 키 정도 된다는) 의 김일성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은 북한에서 김일성을 더욱 영웅화, 신격화 하는 선전 그 자체다. 북한주민들은 설 명절마다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으며, 김일성 사망 다음날인 9일 방송을 통해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김일성동상에 호상(護喪)을 선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을 만큼 북한에서는 신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 출처 연합뉴스 - 태양절맞아 김일성 동상에 머리 숙인 북한 주민들

  지금까지 국가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선전 도구에 대해서 살펴봤다. 문제의식조차 느낄 수 없을만큼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국가, 국기 그리고 국가 기념물들은 사실상 가장 우리의 신념, 사상, 태도 등을 강하게 정착시키는 선전 수단이 된다. 즉, 우리의 생각이나 태도, 신념 등은 절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이 외에 현재 우리에게 애국심 혹은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수단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어쩌면 그동안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우리가 몰랐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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